강릉 산불 8시간의 악몽…건물 수십채 타고 사망자까지

이상현 2023. 4. 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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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뷰]

[앵커]

태풍급 강풍 속에서 발생한 강릉 산불이 8시간 만에 모두 꺼졌습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빠른 시간에 불길을 잡았는데 강풍을 타고 번진 불이 민가를 덮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희뿌연 연기가 뒤덮은 하늘 아래에서 여러 채의 건물이 한꺼번에 타들어 갑니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길에 누구 하나 가까이 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속절없이 타들어 가는 집을 바라보는 주인의 마음도 함께 새카매집니다.

<안회근 / 산불 피해 주민> "지금 타고 있잖아요. 저거 지금 기름탱크에요 불붙은 게, 기름탱크도 잠그고 가스도 잠그고 미리 대비했어요. 그런데 불이 와서 저렇게 된 거예요."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건 오전 8시 30분쯤.

불은 초속 30m 태풍급 강풍을 타고 이곳저곳으로 번져나갔습니다.

강한 바람에 헬기조차 띄울 수 없는 상황.

불길이 인근의 주택과 펜션을 집어삼키자 소방과 산림당국은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삽시간에 번져나간 산불은 펜션과 주택 등 건물 71채를 태웠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불에 탄 주택 안에서는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8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또 주민 1명과 진화대원 2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았습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방해정 일부를 포함해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가 불에 탔고,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의 현판 7개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한때 주민과 관광객 등 500여 명이 대피했고 산림은 379ha가 불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당국은 오후에 헬기 4대를 띄워 진화에 나섰고, 때마침 강릉지역에 5mm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그 덕분에 산불 발생 8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김진태 / 강원도지사> "강릉시에서는 이분들에 대한 숙박시설 같은 대책 또 구호 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산불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봇대를 건드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피해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할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강릉 #산불 #진화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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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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