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에 산불 급속 확산...올해 첫 소방 대응 3단계
강릉 야산에서 불…나무 전선 건드리며 불씨 확산
소방 대응 2단계 선제 발령…30분 뒤 3단계 격상
[앵커]
강원도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났는데, 8시간 사투 끝에 주불 진화를 마쳤습니다.
최대 풍속 20~30m에 이르는 태풍급 강풍으로 불은 주변 민가로 급속도로 번졌는데, 소방 당국은 올해 처음으로 최고 대응 수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총력 진화작업을 벌였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깊숙이 뿌리 박힌 나무들이 쉴새 없이 흔들리며 맥을 추지 못합니다.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은 마치 한여름 태풍 같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와 운정동에 있는 경계 지역 야산에서 불이 난 건 오전 8시 20분쯤.
강풍에 넘어진 나무가 전선을 건드리며 불씨가 산불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이 난 지 50분쯤 지난 오전 9시 18분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선제 발령했습니다.
하지만 최대 초속 2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에 산불이 민가로 삽시간에 퍼지자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오전 9시 43분, 3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소방 최고 대응 수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한 건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250명 이상 500명 미만 인력을 동원하는 전국 소방동원령 2호도 지난해 6월 경남 밀양시 산불 이후로 올해 들어 처음 발령됐습니다.
다행히 오후 들어 내린 비 덕분에 산불도 급속도로 진화됐습니다.
낮 1시 30분 기준, 10%였던 산불 진화율은 두 시간 뒤 88%를 기록하더니 세 시간 뒤인 오후 4시 반에는 완전히 꺼졌습니다.
주민 550여 명이 인근 중학교와 체육관으로 신속히 대피해 우려했던 대규모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불이 잡힌 이후 강릉시 안현동 주택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530개에 달하는 면적이 불에 탔고, 인근 주택과 펜션을 비롯해 문화재인 방해정까지 모두 70여 곳이 피해를 봤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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