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란 새장 밖으로 날아오른 두 남녀…연극 '추남,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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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낳은 어머니마저 안아주기를 거부할 만큼 추한 외모의 남자.
겉보기엔 전혀 다른 두 사람이지만 타인의 시선이 만든 새장 안에서 발버둥 치는 신세는 똑같다.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추남, 미녀'의 연출을 맡은 이대웅은 1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외모가 아닌 각자의 삶의 행적이 주는 아우라와 에너지를 알아본 두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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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자신을 낳은 어머니마저 안아주기를 거부할 만큼 추한 외모의 남자. 백합처럼 희고 매끄러운 피부와 도자기 인형 같은 이목구비의 아름다운 여자. 겉보기엔 전혀 다른 두 사람이지만 타인의 시선이 만든 새장 안에서 발버둥 치는 신세는 똑같다. 포기하지 않고 평생 저항하며 내면의 힘을 키워온 이들은 마침내 눈을 감고도, 거울이 없어도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끼는 법을 알게 된다.
벨기에 출신의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추남, 미녀'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추남, 미녀'의 연출을 맡은 이대웅은 1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외모가 아닌 각자의 삶의 행적이 주는 아우라와 에너지를 알아본 두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2019년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던 '추남, 미녀'는 등이 굽고 못생긴 얼굴을 한 조류학자 데오다와 아름답지만 평생 편견 속에 살아온 쥬얼리 모델 트레미에르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태어날 때부터 면전에 쏟아지는 멸시와 헛소문에 시달려야 했던 '추남' 데오다. 하지만 그는 냉대에 움츠러들거나 숨기보다는 명석함을 드러내며 외부의 논리에 굴하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간다.
반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트레미에르는 타인의 시선이 만든 원에 갇혀 점점 자신의 언어를 잃어가고, 그가 '멍청하다'는 편견은 더 강해진다.
작품은 두 사람이 태어나 서로를 만날 때까지 삶의 궤적을 짧은 에피소드 형태로 교차시키며 유쾌하게 풀어낸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하며 마침내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되는 두 사람의 성장기가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앞선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데오다 역으로 출연한 배우 백석광은 "데오다처럼 못생기지 않아도 우리 모두 살다 보면 세상이 만든 새장 안에서 버둥거리게 된다"며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잘 살아가는 데오다를 보며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트레미에르 역으로 합류한 배우 이지혜는 "트레미에르는 사회적 시선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배우며 점점 단단해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트레미에르와 데오다 역을 맡은 두 배우만 출연하는 2인극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주변 인물까지 함께 연기하는 일인다역의 구성이라서 지루할 틈이 없다.
'꽃망울 터지듯 터져 나온 첫사랑', '보석이 주는 영혼의 떨림' 등 노통브의 소설을 읽는 듯한 시적인 대사,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주변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대웅 연출은 "노통브 소설의 매력을 무대로 옮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설을 무대로 옮기는 건 어려우면서도 재밌는 작업입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두 남녀가 만나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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