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해진 SSD, 구매 전 확인해야 할 내용은?
[IT동아 권택경 기자] 반도체 시장 불황 속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전보다 훌쩍 내려왔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경제 버팀목인 국가의 국민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안 좋은 면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PC 저장장치인 SSD의 시세도 그만큼 내려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불황으로 쌓인 재고를 털기 위한 파격적인 할인 판매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SSD를 저렴하게 장만하기에는 적합한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워낙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PC 하드웨어를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도 한데요. 저렴한 가격에 SSD를 장만해보려는 초심자가 SSD를 구매 전 알아두거나 체크해야 할 부분들을 짚어봤습니다.
규격부터 확인하자
SSD를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건 SSD의 규격입니다. 최근 SSD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규격은 M.2 NVMe입니다. 여기서 M.2는 SSD의 단자 형태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SATA라는 단자를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나오는 제품들은 M.2가 대부분입니다. M.2 규격 SSD는 길쭉한 널빤지 형태로 생겼습니다. D램과도 비슷한 생김새입니다. 메인보드에 바짝 붙여서 설치하는 형태라 PC 공간을 덜 차지합니다.
M.2가 SSD 단자의 물리적 형태를 규정하는 규격이라면, NVMe는 인터페이스를 나타냅니다. 인터페이스는 데이터가 오가는 도로와 교통 체계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NVMe는 그래픽카드와 같은 부품에 주로 쓰이는 PCIe라는 인터페이스를 SSD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특별히 만든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NVMe는 PCIe 기반 인터페이스기 때문에 SSD를 구매할 때는 이 PCIe 버전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SSD 최신 제품들은 PCIe 버전이 4.0이지만 그보다 이전에 출시된 제품 중에는 PCIe 3.0 제품도 있습니다.
PCIe 4.0은 3.0과 비교해 대역폭이 두 배입니다. 대역폭, 즉 데이터가 오가는 도로의 폭이 넓을수록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원활히 옮길 수 있으니 속도도 더 빨라집니다. 당연히 SSD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는 거죠. 실제로 PCIe 4.0 제품이 3.0 제품보다 수치상 두 배 정도 빠른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PCIe 4.0 제품을 온전히 사용하려면 내 메인보드도 PCIe 4.0를 지원해야 합니다. 메인모드 모델명을 확인해서 PCIe 3.0까지만 지원하는 메인보드라도 PCIe 4.0 SSD를 장착할 수 있지만 그만큼 대역폭이 반토막이 납니다.
물론 PCIe 3.0 제품도 충분히 빨라서 실사용에서는 그 차이를 체감하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 좀 더 저렴한 PCIe 3.0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PCIe 4.0 성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게임, 앱 등이 나오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으니 장기적 관점에서 PCIe 4.0을 구매하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 나오는 SSD들은 대부분 M.2 규격이지만 하드디스크와 동일한 SATA 단자와 인터페이스를 가진 제품들도 있는데요. 지금도 이런 제품들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 속도는 PCIe 3.0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느리지만 가격은 저렴한 편입니다. 게다가 M.2 단자는 보통 메인보드에 많아봤자 두 개뿐이지만 SATA 단자는 그보다 여유가 있는 편이니, M.2 슬롯에 자리가 없지만 SSD를 추가하고자 할 때도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단자 형태는 M.2지만 인터페이스는 SATA와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생긴 건 M.2 NVMe와 같지만 속도는 훨씬 느린 SATA 수준이므로 이런 제품은 가급적 구매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D램? D램리스?
SSD 중에서 D램(DRAM)이 탑재된 제품들이 있습니다. SSD에 달린 D램은 SSD가 데이터를 찾을 때 필요한 주소를 저장하는 주소록이라고 흔히 설명됩니다. 주소록을 보고 주소를 찾으면 그만큼 원하는 장소를 더 빨리 찾아갈 수 있겠죠. 그런데 그만큼 부품이 하나 더 들어가니, 단가를 낮춘 저렴한 제품들은 이 D램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런 제품을 D램리스라고 칭하는데, D램이 빠진 만큼 성능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D램 유무가 제품의 급을 나누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 SSD의 경우 일반 제품인 980이 D램리스, 980 PRO가 D램 탑재 제품으로 구분되어 나옵니다.
과거에는 D램리스 제품은 성능 저하가 심한 편이라 평가가 박했지만 최근에는 그 차이가 좁혀진 편입니다. SSD를 제어하는 칩세트인 컨트롤러 성능과 응용 기술이 발전한 덕분인데요. PC 메모리 중 일부를 끌어와 활용하는 호스트 버퍼 메모리와 같은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PC 메모리 일부를 끌어와 사용하는 만큼 PC에 부하를 준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이라면 가급적 D램 제품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면 D램리스 SSD도 충분히 합리적 선택지입니다. 운영체제를 설치할 주 SSD에는 D램 제품을, 용량 증설 목적 추가 SSD는 D램리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용도에 따라 구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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