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10km '양간지풍'의 위력, 산불 70-80배 급속 확산

현인아 2023. 4.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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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산불은 동해안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태풍 같은 바람, 이른바 '양간 지풍'을 타고 급속하게 번졌습니다.

불을 몰고 온다는 의미에서 '화풍'이라고도 불리는데요.

경사진 산에서 이런 강풍이 불면 불이 무려 일흔 배 이상 빠르게 번지게 된다고 합니다.

현인아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이것은 오늘 아침 우리나라 주변의 바람을 추적한 영상입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북쪽에서는 반시계 방향, 남쪽에서는 시계방향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런 바람이 부는 이유는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른바 남고북저형 기압입니다.

두 바람이 합류하는 지역에선 강한 서풍이 불고,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 지형효과 때문에 태풍처럼 더욱 강해지는데요.

[권태영/강릉원주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 "수평으로 불어야 할 바람이 수직으로 내려오니까, 그 공간에 모여 있던 공기들이 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거죠. 그래서 아주 강풍이 나타나는 겁니다."

강풍에 불이 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윗쪽은 바람이 없을 경우, 아래쪽은 시속 20km의 바람이 부는 상황인데요.

바람이 없으면 불이 서서히 옮겨가는데 비해 강풍이 부는 곳에서는 화염이 옆으로 누우면서 빠르게 낙엽을 태웁니다.

이런 불이 평지가 아니라 산에 나는 경우는 더 위험합니다.

기울기 30도의 경사면 실험인데요.

화염이 날아가듯 순식간에 불이 확산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람과 경사 효과를 더하면 산불 확산 속도가 최대 70-80배나 빨라질 수 있습니다.

강풍 때는 불씨가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까지 나타납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바람이 많이 불게되면 '비화'의 불똥이 날아가는 길이가 길어지는 겁니다. 1~2km 사이로 날아갑니다."

남고북저 기압배치와 양간지풍은 해마다 나타나지만, 올해는 특히 위협적입니다.

강원도를 비롯해 전국이 매우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3월 들어 어제까지 강릉에 1mm 이상의 비가 내린 날은 단 3일 뿐이었습니다.

강릉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12년 이후 네 번째로 적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산불 진화를 위해서는 양간지풍과 건조한 날씨라는 좋지 않은 결합을 끊어야 하는데요.

적지만 동해안에 비가 5mm 내렸고 바람도 오후 들어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동해안에 건조특보는 해제되지 않았고 내일까지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여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이준하/영상편집: 김진우/영상제공: 국립산림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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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나경운, 이준하/영상편집: 김진우

현인아 기자(inna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307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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