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챙길 틈도 없어"…반나절 만에 집도 펜션도 집어삼켰다
특히 걱정은 사람이었습니다. 산과 가까운 집과 펜션에 불길이 갑자기 닥쳤습니다. 주민들은 짐 챙길 새도 없이 현장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불은 꺼졌지만 불과 반 나절 사이에 주민들은 모든 걸 잃었습니다.
이은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불이 훑고 간 마을엔 까맣게 그을린 집들이 남았습니다.
빈 상가 창문은 깨졌고, 벽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고열에 터져 나간 가전제품들은 바닥에 뒹굽니다.
불이 순식간에 민가를 덮치면서 주민들은 짐 챙길 틈도 없이 대피했습니다.
찰나 순간에 모든 걸 잃었습니다.
[농민/이재민 :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어요. 아무 생각이 없어요. 기계가 일단 다 탔는데 뭐.]
[이은숙/이재민 : 나 눈물이 날라 그래. 바로 그냥 대피하라고 집에 못 들어가게 하더라고요.]
6년 전 펜션 사업을 시작한 부부는 상황이 믿기지 않습니다.
[펜션 업주/이재민 : 망했어요. 우리 30년 벌어서 겨우 하나…저희 전 재산이라니까요. 둘이 직장생활 계속하다가 겨우 빚 얻어서…]
집이 타버린 주민들은 체육관에서 지내야 합니다.
언제까지 머물러야 할지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서화옥/이재민 : 내가 차 있으면 올라가서 (집을) 쳐다보는데 차도 없고 할아버지 다리도…걸음도 못 걸어.]
지금까지 불에 탄 주택과 펜션 등 건물은 70여 채, 아직 재산 피해는 정확히 집계조차 안됐습니다.
강릉시는 갈 곳 없는 이재민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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