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소나무 쓰러지며 '전선 뚝'…불씨 키운 휘발성 '송진'

신진 기자 2023. 4. 11. 20: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불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또 왜 이렇게 빨리 번졌는지 보겠습니다. 불은 오전 8시 22분 시작된 걸로 추정됩니다. 소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덮쳤고, 불이 시작됐습니다. 곧바로 최대 초속 30미터의 강풍을 타고 또, 산에 빼곡한 소나무숲을 타고 빠르게 바다쪽으로 번지며 축구장 500여개 면적을 순식간에 태웠습니다. 이렇게 불이 빨리, 또 더 넓게 번진 배경에는 강풍도 강풍이지만 산에서 늘 보던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나무가 타들어가면서 위협적인 소리를 냅니다.

뭔가 터져 나가는 듯한 폭발음.

소방대원들은 화염 가까이 들어갔다가, 후퇴하기를 반복합니다.

[뒤로, 뒤로!]

소나무가 머금고 있는 휘발 성분 때문입니다.

사실상 연료통과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줄기부터 잎까지 송진이라는 기름 성분을 두르고 있거든요. 기름 성분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다 보니까 계속 확산이 되는 것이죠.]

최초 발화 원인도 하필 소나무 때문이었습니다.

산림청은 "강한 바람에 소나무가 넘어지면서 전신주를 덮쳤고, 전선이 서로 겹치고 끊어지면서 불꽃이 생긴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최초 발화지에선 손상된 전선이 발견됐습니다.

[최초 발화지점 쪽엔 아직 불붙은 게 많이 보여요.]

한번 튄 불꽃은 근처 소나무숲으로 옮겨 붙었고 곧 무서운 속도로 번졌습니다.

전국에 소나무숲을 만드는 건 과거 국책 사업이기도 했습니다.

산지가 화약고 역할을 하는 소나무로 채워지면서 산불에는 취약한 환경이 됐습니다.

경찰은 손상된 전선을 국립과학수사대에 의뢰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산림청)
(영상디자인 : 신재훈)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