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주운전 범죄, 2심서 감경시키지 말아야

대전 서구의회 '스쿨존 안전시설 특별점검' 촉구. 사진=대전 서구의회 제공

음주운전 사건이 2심 재판에 가게 되면 원심 때 선고받은 형량이 감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유가 명백하고 합리적이라면 상급심 재량 판단에 따라서는 형량을 깎아줄 수도 있다. 다만 다른 범죄와 달리 음주음전으로 인한 기소사건의 경우라면 심급별 판단에 가급적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맞다. 음주음전이 발단이 된 사건의 후유증은 파국에 가깝다. 지난 8일 대전 탄방동 스쿨존에서 만취음주운전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초등학생이 숨진 사건에서 보듯 치명적이고 유가족에게 평생의 한을 남긴다. 인명피해로 번지지 않아도 음주운전 행위는 그 자체가 '달리는 흉기'로서 순식간에 참극으로 비화한다. 마땅히 가중처벌해야 하고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대체적인 재판 패턴을 보면 이렇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경우 1심에서 징역 1년 4월을 선고받았는데 2심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받았다.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을 깬 결과다. 반복적인 음주운전 전력으로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8월로 감형된 사건도 항소심 재판으로 피고인이 이익을 크게 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원심 형량 유지 판단이 나오는 것도 검사와 피고인 양측 주장 모두를 배척하는 외양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 법감정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음주운전 및 특가법상 도주 상해, 치사 등은 오십보백보다. 음주운전을 하는 순간 불의의 비극을 부르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엄벌하는 정도에 따라 2차 피해 소지가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그런 이유로 음주음전 피고인이 받은 1심 선고 형량이 항소심에서 줄어드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고령이나 반성만으로 형량을 낮춰주면 그 틈새를 파고들게 되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 고통만 배가된다.

한정된 사례로 일반화해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2심 법원의 감형 판단에 토를 다는 게 능사는 아닐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심급에 상관없이 음주운전 범죄만큼은 법의 관대함이 절제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독성'이 강한 음주음전의 속성에 비추어 범죄사실 외의 부수적인 이유로 정상 참작하게 되면 2심 가면 감경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