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아는 떠났지만… '악몽의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

김지은 기자 2023. 4. 11. 2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은 배승아 양의 사건은 유족·지인 뿐만 아니라 사고를 접한 일반 시민에게까지 아픔을 남겼다.

사고 이후 유족, 같은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심리적 트라우마 치료 등이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11일 대전경찰청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일 대전에서 발생한 스쿨존 음주운전 사망사고 이후 피해자 지원 등 계획을 수립 중이다.

끔찍한 사고의 피해를 호소하는 건 유족과 당사자뿐만이 아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고 어린이 실어증 호소…교육청·경찰청, 유족·지인 심리상담 등 계획 중
학부모 불안에 등하교 픽업 등 트라우마 우려…전문가 "적극 치료받아야"
11일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장례식장에서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최은성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은 배승아 양의 사건은 유족·지인 뿐만 아니라 사고를 접한 일반 시민에게까지 아픔을 남겼다.

주말 대낮 보행로에서 4명의 초등생에게 일어난 참변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사고 이후 유족, 같은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심리적 트라우마 치료 등이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11일 대전경찰청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일 대전에서 발생한 스쿨존 음주운전 사망사고 이후 피해자 지원 등 계획을 수립 중이다.

우선, 경찰은 피해자전담팀을 통해 트라우마 치료, 심리상담 등 피해자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화섭 대전경찰청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종 법률 지원과 함께 직접 상담에 나서는 등 트라우마 치료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역시 서부교육지원청 위센터 전문 상담교사의 지원을 받되, 피해 정도가 심각한 학생들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정신건강 거점센터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학생 수가 많다 보니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심리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 상담사 및 전문의가 직접 방문해 집단상담이나 개별상담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 양과 함께 사고를 당한 어린이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어린이는 뇌 수술을 받았고, 다른 한 어린이는 머리에서 혹이 확인돼 정밀검사가 필요하며 실어증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충격 여파로 신체적 피해는 물론 심리적 피해도 낳을 수 있는 수준이다.

끔찍한 사고의 피해를 호소하는 건 유족과 당사자뿐만이 아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은 반에서 수업을 받았던 학생, 이들의 학부모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모양새다. 등하교시 자녀 픽업을 나온 학부모들의 모습은 이 같은 불안감을 증명하는 듯했다.

학부모 박(45)모 씨는 "심리 상담을 한다고 해서 잊혀질지 모르겠다"며 "사고보다 친구 잃은 고통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한다. 차가 위험할거라고는 생각해도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잘 모르지 않냐"고 말했다.

피해자 승아양과 같은 반 친구라는 박(9)모 군은 "차가 무섭진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족,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빠르고 정기적인 피해자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지애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위로와 지지를 표하는 지역사회의 뜻이 유가족과 생존자 및 가족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1주기, 생일 등 기념일마다 심리적 신체적 건강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을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준호 대전휴소아청소년정신과의원 원장도 "유족, 같은 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1-6개월 이내로 심리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트라우마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치료적 개입"이라고 조언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