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즐겨먹는 이 음료...강남 마약음료 사건 불똥 튈라 ‘전전긍긍’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4. 1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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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사진출처 = 픽사베이]
높은 카페인 함량으로 피로 해소와 집중력 향상을 내세워 판매 중인 에너지 음료 시장이 ‘강남 마약 음료 사건’의 유탄을 맞았다.

붙잡힌 일당은 학생들에게 마약성분이 든 음료를 건네며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식으로 접근을 했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 집중력에 좋은 에너지 음료 등이 친숙하다보니 이를 악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관련 기업들은 에너지 음료 및 건강기능식품 전반에 걸쳐 불신이 생길까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식약처 “집중력 강화 기능 인정받은 음료 없어”
각종 에너지 음료를 팔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픽사베이]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음료를 비롯해 식품 중 집중력 강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개선 등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단 한개도 없다.

일부 건강기능식품 중 홍삼, 은행잎 추출물 등을 활용해 기억력 개선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있지만, 이는 엄연히 집중력을 높여주는 기능과는 다르다는 게 식약처 측 설명이다.

특히 고카페인을 내세워 잠을 깨는 음료 혹은 잠을 적게 자게 만드는 음료 등으로 알려진 에너지 음료의 경우 집중력 향상 기능성을 갖춘 것은 현재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및 교육 당국에서는 이번 강남 마약 사건을 계기로 중고등학생들에게 친숙한 에너지 음료에 주목하고 있다. 유튜브 등 각종 SNS상에서 에너지 음료와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먹는 일명 꿀조합 영상들이 인기인데, 대부분 ‘기억력 상승과 집중력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식약처는 당장 학교 주변 편의점을 대상으로 에너지음료 판매시 ‘카페인 과다 섭취 주의’ 문구 부착을 확대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섰다.

과도한 고카페인 음료 섭취는 오히려 불면증 위험을 높이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영국, 뉴질랜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고카페인 부작용을 우려해 16세 이하에게는 에너지 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LG생건·롯데칠성 등 에너지 음료 제조 판매
[사진출처 = 픽사베이]
2010년 이후 국내에서 에너지 음료가 자리를 잡는 과정 중에는 크고 작은 논란이 있어 왔다. 건강을 해칠 정도의 고카페인이나 과당 논란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 강남 마약음료 사건으로 ‘기억력 및 집중력 향상’ 음료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르자 관련 기업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로 1위는 몬스터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서 제조판권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 에너지는 이미 2020년 국내 에너지 음료 시장 점유율 50%를 넘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 동서음료의 ‘레드불’이 그 뒤를 추격하는 중이다.

한 에너지 음료 업체 관계자는 “최근 과당 논란에 제로 슈거(zero sugar) 신제품을 출시하며 밀고 있는데 세게 알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강남 마약 사건을 계기로 에너지 음료나 각종 건강기능식품들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퍼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음료업체 관계자는 “당장 학교 주변 편의점 등에서 에너지음료 발주량이 줄어들거나 하는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학부모들 사이 당분간 (에너지음료 등을) 마시지 않게 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음료는 본래 10대를 타깃으로 한 음료는 아니다. 하지만 주타깃인 2030세대에 이어 최근 10대 고객도 잠재 고객 확보 차원에서 관련 기업들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여온 만큼 강남 마약 음료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 음료 시장 규모는 2019년 1032억, 2020년 1418억원, 2021년 1872억원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 에너지 음료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과거에 보여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더 이상 힘들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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