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불씨 '휙휙'‥한나절 산불에 강릉 곳곳 상처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강릉 산불은 타오른 시간이나, 피해 면적에 비해 유독 민가 피해가 컸습니다.
산이 도심까지 뻗어 있는데다, 관광지다 보니 피해가 컸는데 윤상문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불길은 산을 타고 동해안까지 번졌습니다.
불이 시작된 야산에서 동쪽으로 약 2km 떨어진 경포해변.
백사장에 설치된 나무 산책로는 중간이 뚝 끊겼습니다.
도로 사이 화장실은 뼈대만 남았고, 영업중이던 횟집은 불에 타 주저 앉았습니다.
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건물입니다.
현재는 불길과 열기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가게가 모두 탔다는 소식에 허겁지겁 달려온 주인, 잿더미 앞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박광식/횟집 주인] "수족관이 여기도 하나 있었고 여기도 하나 있었던 자국이 있죠. 고기가 안 보여요, 어떻게, 고기가.."
산불이 휩쓸고 간 숲길을 따라 들어가봤습니다.
몇시간 전만 해도 사람이 머물렀던 집들은 폐허가 됐습니다.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강아지들이 언제 돌아올지 모를 주인을 기다립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상근전문위원] "대체적인 방향은 바람이 저쪽(서쪽)에서 온 거예요. 이 능선이 있죠. 이걸 타고 쭉 온 거예요. 이렇게 오면서 이렇게 가서 저기로 간 거고."
더 안 쪽으로 들어가자 나타난 집.
불에 타 세간살이까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비가 내리는데도 잔불이 여간해선 꺼지지 않습니다.
[이강원/피해 주민 친척] "강릉 산불이 나면서 전화를 드렸더니, 전화가 안 되고 해서‥사돈댁인데, 너무너무 비참하네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네."
바로 옆집은 다행히 불길을 피했습니다.
불씨가 바람을 타고 제멋대로 흩어져 운 좋게 살아남은 겁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상근전문위원] "오늘처럼 초속 15m 내외의, 그 이상의 강풍이 불 경우 불길들이 하늘로 치솟고 그중에 일부가 맞바람을 받으면 불길이 날아가기 때문에 여기서 2~30미터, 4~50미터를 넘어가는 거는 순식간이고‥"
강릉 도심 곳곳은 작은 산줄기들이 뻗어나와 연결돼 있습니다.
크고 작은 야산들이 도처에 늘어서 있다보니 시가지에 인접한 큰 건물도 피해가 컸습니다.
강풍을 탄 불씨가 통제 불능으로 퍼지면서, 불과 한나절 만에 산불은 강릉 곳곳을 할퀴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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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김하은
윤상문 기자(sang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306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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