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연예톡톡]‘서진이네’,사골형 콘텐츠지만 디테일이 있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예능은 SBS ‘미운 오리 새끼’(‘미우새’)다. 8년차 예능인데도 시청률이 11~15%다. 2049 시청률을 계산하면, ‘미우새’는 KBS 주말드라마보다도 높은 1위다. ‘미우새’는 2049 시청률이 5%대를 유지하며 4%대인 ‘나혼자 산다’보다 우위에 있다.
사골 예능인 ‘미우새’가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 예능계의 주말 드라마 같이 소비되는 거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상민이 소개팅녀에 진심을 보이면서 더욱 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과 여성간의 미팅을 방송에서 보여주기 위해 짜고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이상민은 의외로 여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 7년만에 만나는 여성이다.
대중문화 콘텐츠는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고민의 산물이다. 그런데 비슷한 스타일을 반복하면 사골 콘텐츠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뿅뿅 지구오락실’ 같은 예능도 ‘신서유기’라는 익숙함을 바탕으로 재배열을 한 거다. ‘신서유기’는 강호등 등 여섯 요괴들의 용볼 쟁탈전이라고 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제작진과 출연자(플레이어)간의 게임이다. 게임에 지면 반찬 한개씩 나영석 PD가 뺏어가는 거다.
여기서 권력은 나영석 PD가 쥐고 있었는데, ‘지락실’에서 안유진, 이영지 등으로 바꿔놓으니 플레이어들이 미션을 너무 빨리 해결해버려 방송 분량이 안나오는 등 권력이 플레이어에게 넘어가버렸다. 이것은 신서유기라는 익숙함에서 나온 콘텐츠지만, 거기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디테일이다.
대중문화의 흥행은 한번 히트한 아이템을 물이 빠질 때 까지 써먹는 거다. 아직 물이 빠지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한다.
나영석 PD의 ‘서진이네’는 ‘윤식당’의 윤여정을 이서진으로 바꾼 예능에 불과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익숙함을 바탕으로 해 디테일까지 뽑아내는 영리한 전략이 있다. 그러니 시청률이 7~9%나 나온다. 사람들은 똑같은 걸 반복하면 보지 않는다.
‘서진이네’는 ‘윤식당’에서 볼 수 없는 게 있다. ‘윤식당’은 해외에서 식당을 차려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을 먹게 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감성힐링 예능이다.
‘서진이네’는 그런 구도를 깔고 있으면서도 식당 자체가 조직사회의 생리를 느낄 수 있는 유사 회사 구조다. 매출에 신경 쓰는 이서진 사장과, 오랜 기간 식당을 지킨 개국공신 임원 정유미와 박서준 주방장이 있고, 눈치를 봐야 하는 최우식 인턴과 뷔 인턴이 있다. 이들이 함께 일하면서 기분 나쁘지 않는 갈등과, 재미가 나온다.
박서준과 최우식, 뷔는 서로 절친 선후배간이지만 다른 점이 많다. 박서준과 최우식이 조직에 순응하는 캐릭터라면 뷔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서진 사장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독려해 3일만에 매출 1만페소를 넘겼지만 뷔만은 “나 한국 갈 거야. 이건 사기계약이야”라고 말한다. 주스가 2잔 팔린 날 뷔가 목이 말라 4잔을 먹어버렸다. 뷔는 힘들면 “예능 찍는 것 아니었어”라고 한다.
또 손님이 많이 들어오면 보조개가 들어가면서 자본주의 미소를 띠는 등 매출에 열광하는 이서진 사장을 두고 “사장님은 지킬 앤 하이드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저 좀 쉴래요” “이게 하얗게 불태웠다는 거구나. 나는 이 말을 무대에서만 쓰는 줄 알았는데” “저 오늘 컨디션 나빠요”(이에 이서진은 제트스키를 4바퀴나 타놓고 라고 말한다.)
뷔(김태형)가 말하면 거의 어록급이다. 동시에 뷔의 모습은 ‘윤식당’에서 결코 볼 수 없었던 디테일이기도 하다. ‘서진이네’를 방문한 서양 손님중 뷔를 보고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다. “(캐나다 출신인) 드레이크와 포스트 말론이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거야. BTS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
그런 뷔가 살아있는 멘트를 치고 있어 ‘서진이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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