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20여개 400명이 돌려써… 마스크 의무 해제됐지만 찜찜”

윤준호 2023. 4. 1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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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예비군 5년 차인 기자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정상화된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예비군 10명 내외로 구성된 1개 조씩 평가를 받는데, 준비된 방독면 20여개 중 앞 조가 사용한 방독면은 소독기로 살균하는 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방독면 착용 훈련은 영상과 시범 교육 위주로 진행하고 예비군이 위생과 코로나19 관련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방독면 살균소독과 위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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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정상화된 훈련장 가보니
일상 회복에도 코로나 우려 여전
불특정 다수 사용 화생방 마스크
부대측 ‘오존살균기’ 비치했지만
살균 시간 짧아 보여주기식 소독
국방부 “위생관리 더 신경쓸 것”
“자, 9초 지났습니다. 목끈 매세요, 목끈! 다 쓰셨으면 검사 실시하세요!”

지난 10일, 예비군 5년 차인 기자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정상화된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화생방 훈련 간 ‘삐비비빅, 삐비비빅∼’ 타이머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자 손이 바빠지며 다시 군대에 온 것 같은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화생방 훈련은 경보가 발령되면 9초 이내 방독면을 써야 한다.

이날 참가한 훈련은 예비군 기본훈련이었다. 1∼4년 차 예비군은 동원 지정된 경우 2박3일 동안 입영한 채 동원훈련을 받고, 동원 지정이 안 된 경우 출퇴근 형식으로 동미참훈련을 받는다. 5·6년 차 예비군은 1년에 1번 기본훈련을, 6개월에 1번 작전계획훈련을 받는다.

오랜만에 정상화된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예비군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화생방 훈련 중에 ‘방독면’을 돌려 쓰면서, 입과 코가 닿는 방독면을 400여명이 함께 써야 해서다. 김가람(가명·28)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다지만 찜찜함을 피할 수 없다”며 “훈련이 끝나자마자 앞에 놓인 물티슈로 얼굴을 닦았다”고 말했다.

군부대도 위생 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었다. 방독면 착용 훈련이 진행되는 화생방 훈련장에는 ‘오존살균기’와 살균기의 효과를 적은 입간판이 놓여 있었다. 예비군 10명 내외로 구성된 1개 조씩 평가를 받는데, 준비된 방독면 20여개 중 앞 조가 사용한 방독면은 소독기로 살균하는 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그러나 살균 시간이 짧아 보여주기식 소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교는 넣은 지 5분 정도밖에 되지 않은 방독면을 꺼내 지급했다. 예비군 6년 차 이현모(가명·28)씨는 “현역 때도 방독면이 오랜 시간 대물림돼 위생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방독면 착용 훈련은 영상과 시범 교육 위주로 진행하고 예비군이 위생과 코로나19 관련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방독면 살균소독과 위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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