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기후·태풍급 강풍이 산불 키웠다…송진도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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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바람과 습도였다.
11일 아침 8시30분께 시작된 강릉 산불은 강하고 건조한 남서풍을 타고 삽시간에 해안지대 구릉과 마을을 휩쓸었다.
이날 산불 현장에는 평균풍속 15㎧, 순간 최대풍속이 30㎧에 달하는 바람이 불었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에선 12일까지 순간풍속 2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산불과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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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바람과 습도였다. 11일 아침 8시30분께 시작된 강릉 산불은 강하고 건조한 남서풍을 타고 삽시간에 해안지대 구릉과 마을을 휩쓸었다. 경포호 서쪽 난곡동에서 시작된 불은 호수 북쪽의 숲을 타고 해안 방향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태풍급 강풍’이 산불 확산의 주범이었다.
이날 산불 현장에는 평균풍속 15㎧, 순간 최대풍속이 30㎧에 달하는 바람이 불었다. 기상청은 평균풍속 17㎧를 ‘태풍’의 기준으로 삼는데, 평균풍속 20㎧가 넘어가면 큰 나뭇가지가 꺾이고 굴뚝이 넘어지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 강풍의 정체는 봄철 국지풍인 ‘양간지풍’이다. 양간지풍은 봄철 양양과 고성(간성) 사이에서 부는 남서풍으로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어 동쪽 급경사면을 타고 영동지역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바람을 뜻한다.
대개 4월에 양양, 고성, 속초, 강릉 지역으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인데, 국지적으로 강한 돌풍도 발생한다.산불의 시작도 바람 때문이었다. 강풍의 위력을 이겨내지 못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깃줄이 끊겼고, 이 과정에서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을 일으켰다는 게 산림당국의 추정이다. 발화 지점에 불에 취약한 소나무 군락지가 있었던 점도 진화를 어렵게 만든 요인이다. 소나무의 기름 성분인 ‘송진’은 불씨를 키우는 구실을 해 이전부터 대형 산불의 주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산불은 이날 오후 꺼졌지만, 강원 영동 일대에는 12일까지 강풍과 함께 건조한 기후가 계속돼 잔불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에선 12일까지 순간풍속 2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산불과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소윤 최예린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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