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호황이 그리워”…쪼그라든 지갑에 불똥 튄 ‘이 제품’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4. 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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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달러 미만 TV 출하량 71%
2년 전보다 8.1%포인트 올라
경기 침체에 가성비 TV 선호
프리미엄 TV 시장은 감소세
큰 TV 화면 수요는 이어질 것
2023년형 OLED TV <사진제공 = 삼성전자>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초저가 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전세계에 팔리는 TV 가운데 초저가인 500달러(약 70만원) 미만 TV가 3대 중 2대 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500달러 미만 TV 출하량은 전체 출하량의 70.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예기치 못한 업계 호황을 맞이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빠른 증가 추세다. 2021년 기준 500달러 미만 TV 출하량은 전체의 62.6% 수준이었다. 불과 2년 만에 초저가 TV 출하량 비중이 8.1%포인트나 오르는 셈이다. 특히 올해 전체 출하량(2억552만대)이 2021년(2억1354만대)보다 소폭 줄어든 상황에서 저가 TV 출하량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초저가 TV 선호 분위기는 최근 전 세계 경기 침체 분위기와 맞닿아있다는 분석이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물가와 경기둔화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쓸데없는 지출 규모를 줄이려는 절약형 소비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현재 500달러 미만 TV 시장은 하이센스와 TCL,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을 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초저가TV 비중이 판매량에서는 30%, 매출에서는 약 10% 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500달러 미만 TV 시장은 말 그대로 ‘박리다매’로 살아남는 곳”이라며 “팔아도 남는 게 많이 없다”고 설명했다.

초저가 TV와는 달리 국내 기업이 공략하는 1500달러(약 200만원) 이상 프리미엄급 TV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5.4%였던 1500달러 이상 TV 출하량 비중은 올해 3.8%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던 북미·유럽 시장이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G3) [LG전자 사진제공]
불황의 그림자가 깊지만 올해도 TV 화면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화면이 큰 70인치대 이상 TV의 올해 출하량은 1646만4000대로, 2년 전인 2021년(1385만8000대)보다 18.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출하량 전망치는 올해보다 17.2% 성장한 1930만1000대에 이른다. 반면 소형 TV로 구분되는 50인치대 미만 TV 판매 출하량 전망치는 해를 지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큰 TV의 인기 이유로는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예전과 비슷한 가격에 더 크고 선명한 TV를 구매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에 40인치대 액정디스플레이(LCD) TV를 구매했던 가격으로 이제는 60인치대 이상 OLED TV를 살 수 있으니 소비자들이 큰 화면의 TV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잇따라 대형 TV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77형 OLED TV를 내놨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97형 올레드 TV를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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