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풍타고 번진 불길에 강릉 펜션·주택가 쑥대밭…주민들 ‘망연자실’

한귀섭 기자 2023. 4. 1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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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민가와 펜션 밀집 지역 피해가 심각해 지역 주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11일 오후 5시쯤 강원 강릉시 도립공원 일대 주택과 펜션 밀집지역.

11일 오전 발생한 강원 강릉 난곡동 일원 대형 산불의 주불은 8시간 만에 잡혔다.

다만 오후 들어 강릉지역에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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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인력 2764명, 장비 396대 투입해 8시간 만에 진화
주택과 펜션 72개소 전소되거나 부분 소실
11일 강원 강릉시 도립공원 일대 주택과 펜션이 이날 오전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탔다.2023.4.11 한귀섭 기자

(강릉=뉴스1) 한귀섭 기자 = “갑작스러운 불길에 대피는 했는데, 깜짝 놀란 아내가 몸져 누웠습니다”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민가와 펜션 밀집 지역 피해가 심각해 지역 주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11일 오후 5시쯤 강원 강릉시 도립공원 일대 주택과 펜션 밀집지역. 멀리서도 아직 꺼지지 않은 연기와 불길로 인해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산불진화요원들은 갈퀴와 물통을 메고 잔불 진화에 나섰고, 소방대원들은 소방호스로 큰 불길을 잡는 데 주력했다. 특히 불을 끄는 현장에서는 경기, 전라북도 등 전국에서 강릉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온 소방대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불길이 번지면서 주택과 펜션 밀집 지역의 주택과 농작물이 불에 탔다.2023.4.11 한귀섭 기자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주택과 펜션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검게 변해있었다. 다행히 불길은 막은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집 외부 곳곳이 불에 타고, 검게 그을리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주민들은 불길을 피해 급하게 나오다 보니 집 안에 중요한 물건을 놓고 나와 순식간에 재산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로 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그뿐만 아니라 공들여 키우던 가축과 농작물도 화마가 휩쓸고 지나갔다.

이상훈 씨(81)는 “갑자기 불길이 번지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길래 일단 몸만 빠져나왔다. 불이 다 꺼졌다는 소식을 듣고 와봤는데 다행히 집은 전소되지 않아 다행이다”면서도 “산불에 깜짝 놀란 아내가 몸져 누워 있어 걱정이다.정부차원의 특별재난구역 선포가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집은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불길이 근접했는데도 아버지와 함께 도망가지 않았고, 때마침 소방대원들이 도착해 불을 막아줬다”며 “오늘 본 뿌연 연기와 불길은 다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불길이 번지면서 주택과 펜션 밀집 지역이 불에 탄 가운데 산불진화요원들이 잔불진화에 나서고 있다.2023.4.11 한귀섭 기자

문제는 일대 펜션과 식당이다. 대부분 전소되거나 부분 전소돼 이번 주말 예약부터 취소시켜야 하는 실정이다.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날도 풀리고 이제 지역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점인데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불이 난 지역에 관광객들이 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발생한 강원 강릉 난곡동 일원 대형 산불의 주불은 8시간 만에 잡혔다. 도와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강릉 산불의 진화율은 100%로 집계됐다. 이날 산불현장에는 2764명의 대규모 진화인력과 396대의 장비가 투입돼 진화작업을 펼쳤다.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11일 오후 강릉시 저동 주택가가 화재로 전소돼 있다. 2023.4.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산불진화헬기는 오후 2시50분부터 현장에 투입돼 진화에 나섰지만 기상 악화로 20여분 만에 철수했다.

다만 오후 들어 강릉지역에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을 줬다.

이 불로 인해 주택, 펜션 등 총 72개소가 소실되거나 부분 소실됐다. 안전을 위해 불이 난 지점 인근 마을 주민 557명이 강릉 아이스아레나, 사천중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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