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도 안본 민노총 소속 직원 5명 '여객전무' 직위 유지한 코레일

자격시험 응시 없이 최대 10년간 직무대리 맡아
"노조활동 보장 위한 조치…업무에는 지장 없어"

한국철도 사옥 전경ⓒ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민주노총 소속 한국철도(코레일) 직원 5명이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고도 최장 10년 이상 여객전무 직무대리로 근무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의 노조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코레일은 적법한 노조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11일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 등에 따르면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은 지난 2019년 2월 총 13명의 여객전무 직무대리에 대해 “보직자의 결원 또는 사고가 해소되는 최소한의 기간을 정해 빠른 시일 내 결원을 보충하라”고 통보했다.

당시 감사위원은 직무대리자 중 대다수가 2013년 9월부터, 복직된 일부 해고자는 2018년 4월부터 직무대리로 근무해온 것으로 파악했다.

여객전무는 등용팀장 시험에 합격해야 발령되는 직위로, 열차의 승무 및 여객 운송 업무를 총괄한다. 일반 직원에 비해 연 200만원의 고정수당과 연 300만원가량의 실적수당을 지급받으며, 직무대리도 동일한 처우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위원 통보 직후 코레일은 여객전무 직무대리 인력운영 개선안을 내고 직무대리자들에 대해 등용팀장 시험 불합격 시 등용직 외 일반직 발령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민주노총 소속 직원 5명은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채 최근까지 직무대리를 유지해왔다. 나머지 직무대리자들은 시험에 합격하거나 일반직으로 발령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은 지난 3월에서야 직무대리를 유지하던 노조 소속 직원들을 일반직으로 발령했다.

박 의원은 “노조 눈치를 보느라 인사 규칙을 어긴 공기업은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노총이라 가능했던 특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직무대리를 유지한 직원 중 대의원 등 노조 간부가 포함돼 있어 이들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직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라며 “모든 노조 소속 직무대리자가 장기간 맡아온 것은 아니며, 일부는 2018년 복직해 직무대리 기간이 길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지난 3월 대의원 등에서 탈락한 즉시 일반직으로 발령 조치한 것”이라며 “이들이 등용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차장자격증을 소유하고 있어 업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