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수남이 이재명 수사 뺐다고 들어"(종합)
기사내용 요약
대장동 사업 전 남욱 등이 "3억 주겠다" 약속
"돈 마련은 시험…적게 가져오자 핀잔 줬다"
"정진상·김용과 선거용 10억 만들기로 해"
"김수남, 이재명 사건 빼 줘" 김만배 언급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신귀혜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개공)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을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에게 맡기기 전 이를 대가로 금원을 요구하고, 약속한 금액보다 적은 돈을 받게 되자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비하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성남시장 선거를 앞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선을 도모하기 위해 정 전 실장 등과 10억원의 마련하기로 했으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연결고리로 이 대표 수사를 무마한 정황도 진술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 등 2명의 4차 공판기일을 열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공동 피고인으로 기소됐으며, 이날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이 신문에서 '2013년 2~3월 무렵 남욱에게 대장동 사업을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주는 대가로 3억을 요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본인(남 변호사)이 3억을 제공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제가 보겠다고 했고 본인이 3억을 얘기했지만 결과적으로 3억을 못 구해왔다"며 "순차적으로 내놓은 변명이 '현금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지 돈 없다고는 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정진상이 '걔네들 거지 아니냐' 이런 표현을 썼는데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인가'라고 묻자 "술집에서 술을 먹다가 얘기한 것으로 기억하고, '(민간업자들이) 믿을 만 한 것 같다'고 하니 '쟤네들 거지 아니냐, 거지 같은 애들한테 뭐가 되겠느냐'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남 변호사가 당초 약속한 1억원보다 적은 9000만원을 마련해오자 "(정 전 실장이) 돈도 없는 X끼들 아니야' 이렇게 말했다"며 "제가 당황해 다시 1000만원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3억원은 '이 사람(남 변호사 등)이 믿을 만한가, 큰 일인 대장동 사업을 맡겼을 때 교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까' 이런 점을 보는 어찌보면 시험"이라고도 부연했다.
그는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과 함께 성남시장 선거를 위한 1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2010년 시장 선거 준비 당시 두 사람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당선되면 최소한 10억원을 만들자'고 얘기했다. 종업원도 들었을 것"이라는 게 유 전 본부장 측 진술이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씨와 정 전 실장 등 이 대표 측근들이 유대를 쌓게 된 계기로 김씨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정황도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은 "수원지검에서 청소용역 업체 관련 이 대표를 수사하고 있다는 말을 김만배로부터 들었고 김씨에게 '형이 힘 좀 써달라'고 부탁했다"며 "이후 김수남(전 검찰총장)을 통해 그걸(이 대표를 수사에서) 뺐다고 들어 정진상에 보고했고 이재명과 김수남이 통화를 했다고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신문에서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과 이 대표는 한 몸'이란 취지의 진술을 거듭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의) 평소 말투, 충성도 등을 보면 만남을 거듭할 수록 (이 대표와)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며 "실제로 정진상과 이야기한 모든 것이 다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정진상이) 이재명의 최후의 보루"라며 "모든 것이 정진상을 거쳐 이재명에게 올라가는 구조였고, 제가 이재명에게 직접 보고할 때도 '진상이랑 협의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이 2021년 8월께 대장동 비리 의혹이 제기되며 자신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자 '감히 내 이름을 거론하네'라고 말한 적이 있냐"는 검찰 질문에는 "이재명과 본인을 항상 동일시했다"며 "'나를 거론하는 건 이재명을 거론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이 자신에게도 이 대표와 가까운 관계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고, 자신이 짧은 시간 안에 성남도개공을 거쳐 경기관광공사 사장까지 임명될 수 있었던 것도 "소위 정진상 라인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오후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 측 신문을 한 차례 더 이어가기로 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사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인 24.5%를 나눠 가지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액수로 치면 700억원, 각종 비용 공제시 428억원에 달한다.
또 검찰은 정 전 실장이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맡으면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편의 제공 대가로 7회에 걸쳐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marim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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