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와 같은 외팔보 안전점검 별도 매뉴얼 만들어야”

김기성 2023. 4.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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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교'처럼 외팔보(캔틸레버) 구조로 건설된 다리 보행로(인도)는 별도의 안전점검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병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도 "이번 사고는 보행로 구간인 외팔보가 붕괴한 것인데, 그동안 정기안전점검 때 보행로보다 차로 중심으로 점검됐다"며 "(상대적으로 붕괴 위험성 더 많은) 외팔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창의적인 안전점검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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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긴급토론회서 “다리 차도 위주 안전점검은 안 돼”
성남시 설치한 ‘잭서포트’ 놓고 ‘눈 가리고 아웅’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왼쪽 둘째)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이후 노후시설물 안전확보 방안 긴급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붕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교’처럼 외팔보(캔틸레버) 구조로 건설된 다리 보행로(인도)는 별도의 안전점검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쪽 끝만 (다리 상판 등에)고정되고 다른 끝은 하중을 지탱해주는 기둥이 없는 처마 형태의 구조물이어서 상대적으로 붕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분당갑)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교각이 안정적으로 떠받치는 차도를 중심으로 한 안전점검 매뉴얼 방식을 하루속히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경식 토목구조기술사회장은 이날 “캔틸레버는 다른 교량 부위보다 (안전점검 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점검기준에서는 이를 평가할 수 없다”며 “캔틸레버 부위에 대한 안전점검 항목을 세분화하지 않으면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도 “이번 사고는 보행로 구간인 외팔보가 붕괴한 것인데, 그동안 정기안전점검 때 보행로보다 차로 중심으로 점검됐다”며 “(상대적으로 붕괴 위험성 더 많은) 외팔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창의적인 안전점검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량평가 중심의 안전진단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김양중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초대회장은 “안전점검과 안전진단을 할 때 정성평가를 해야 할지, 정량평가를 해야 할지 여러 번 토론이 있었지만, 결국 정량평가로 매뉴얼이 만들어졌다”며 “구조물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교량인 궁내교 보행로 아래에 하중 분산을 위한 임시 지지대(잭서포트)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붕괴된 정자교는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26일 정기안전점검을 받았지만 ‘양호’ 판정을 받았다. 2021년 5월9일 정밀안전점검에서도 안전등급은 보통(C)등급이었다. 상시 안전점검이 이뤄졌지만, 교량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한겨레>가 입수한 성남시의 정기안전점검 항목을 보면 보행로에 대한 별도의 안전점검 항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붕괴사고 직후 성남시는 지난 9일까지 분당 탄천을 지나는 주요 다리 16개의 외팔보에 임시 보강 구조물인 ‘잭서포트’ 1107개를 설치했으나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다리 상판에 과다한 하중과 진동이 가해져도 균열이나, 붕괴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데, 이번에 설치된 잭서포트는 산책로 등이 조성된 하천변에만 설치돼 있고, 물이 지나는 구간에는 설치가 안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보행로는 다리 끝에서 끝까지 이어져 있는데, 물이 흐르는 부분은 남겨두고 다리 양쪽에만 지지대(잭서포트)를 해놓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성남시는 “물이 흐르는 구간은 잭서포트를 바닥에 고정할 수 없어 설치하지 못했다”며 “일단 안전점검이 끝날 때까지 설치한 임시 구조물인 만큼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여주기식 행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오전 돌마교에 설치된 탄천 잭서포트(직경 15.24㎝의 철강기둥) 1개가 쓰러진 채 발견돼 주민들을 불안케 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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