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3色 시선으로 바라본 '시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MIMESIS AP6: SIGN’ 13일 개막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투영한 젊은 작가들의 회화 작업이 전시된다.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예술세계를 조명해온 ‘미메시스 아티스트 프로젝트 MIMESIS ARTIST PROJECT’의 여섯 번째 기획전 ‘MIMESIS AP6: SIGN’을 13일 개막한다. 전시의 특징은 신진작가가 아닌 10여년 간 작업을 이어온 작가들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선보여 작가 한 명 한 명의 작업 양상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에는 백요섭, 윤석원, 서원미 작가의 생성과 소멸이 교차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 내걸린다. 작품을 통해 우리의 시간이 쌓여가는 흔적을 찾게 되고, 이 흔적들은 그림 속 사건들을 이해하는 단서가 돼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역사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Part 1. ‘SIGN of the Times’에서는 백요섭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백 작가의 작업 키워드는 중첩된 시간이다. 우리가 쌓아가는 일상의 시간일 수도, 켜켜이 쌓아가는 그림 위 레이어(층)일 수도 있다. 작가는 기억의 층위와 그림의 레이어를 같은 연장선상에 놓는다. 재개발 지역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기록하기도 했던 작가는 같은 맥락에서 그림 위의 물감으로 가상의 무리를 만들고 이것이 흩어지는 모양새를 연구했다.시간-기억-이미지로 이어지는 개념은 최종적으로 캔버스 위 중첩된 색과 견고한 물성으로 나타난다. 물감을 반복적으로 덧바르며 층을 생성하고, 또 여러 번 긁어내어 소멸시키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작가의 지난 시간을 발견할 수 있다.
Part 2. ‘SIGN of the Society’에선 윤석원, 서원미 작가가 시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사건과 인물, 사물을 만나며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시간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삶과 죽음이다. 윤석원 작가는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 마른 식물과 살아있는 식물, 장소의 안과 밖을 그린다.
‘사람과 사람들’ 연작 시리즈는 근현대 미술사에서 유명한 화가들과 현재 한국 미술계 이끌어가는 30~40대 작가 102명을 그렸다. 마흔에 접어든 본인의 나이를 반영해 근현대 역사 속의 화가들도 현재 작가와 비슷한 나잇대의 젊은 모습을 담았다. 동시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비슷한 또래의 작가들의 모습을 담으면서 작가 본인이 작업을 지속해가는 이유를 고민한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수평과 수직의 블러링 효과는 삶과 죽음과 같은 상반되는 의미들을 내포한다. 작가는 이 대조를 통해 우리가 속한 사회의 성질을 은유하고, 현재의 것이 시간이 흐르며 과거의 것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사건이 반복됨을 암시한다.
서원미 작가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뤘다.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 표현 기법으로
고전 회화와 현대 미술의 경계를 오가는 작업들을 볼 수 있다. 캔버스 위에 섬세한 성을 짓는 것처럼 물성을 구축하고 이를 무너뜨리고 파괴하는 행위가 반복되는 작품과 대면하면서 캔버스 위의 사고와 사회 속 사건을 함께 인식하고 현재의 흔적들을 뒤따라 갈 수 있다.
전시 중 관람객과 작가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시 7주차에는 추첨을 통해 선정된 관람객을 대상으로 윤석원 작가가 직접 초상을 제작하고, 이를 전시에 함께 소개한다.
정희라 큐레이터는 “회화나 전통의 예술 범위에서 10여년 간 작업을 이어오면서 예술가로서 고민이 많았을텐데, 본인들이 왜 작업을 하는지, 사회에서 예술가의 작업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등 수많은 고민을 해온 작가들을 선정했다”며 “시간과 역사적인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시간의 흐름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관람객들이 자신의 경험과 시선에 빗대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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