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IAEA 수장들의 대화도 도청했다
미국이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들도 도청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에서 확인됐다.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고 있는 자료 중 연합뉴스가 입수한 문서를 보면 “유엔 사무총장(UNSG)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3월 초 우크라이나 방문을 검토 중”이라는 소제목 아래 관련 동향이 정리돼 있다.
이 문건에는 일급기밀임을 뜻하는 ‘TS’와 신호정보를 통해 획득한 정보임을 의미하는 ‘SI-G’라는 표기 등이 붙었다. 이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보좌진과 나누는 대화를 도청해 얻은 정보임을 시사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2월 28일 그의 보좌진 중 한 명인 미겔 그라카 사무국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문건에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3월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는 내용이 논의됐다고 적혀 있다.
문건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귀찮게’(annoy) 만드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키이우 방문을 명백히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방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실제 지난 3월 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는 유엔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리들 사이 오간 대화도 담겼다. 지난해 8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러시아군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시찰을 다녀왔는데, 그와 관련해 유엔 쪽에서 난색을 보이자 그로시 사무총장도 언짢아했다는 내밀한 내용이다. 정보기관이 IAEA 특정 인물을 도청해 첩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로시 총장이 이끄는 IAEA 사찰단은 실제 지난해 8월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해 안전 상황 등을 점검했으며, 지난달 29일 두 번째로 원전을 다시 찾았다. 결국 그로시 총장이 유엔 관계자 등과의 실랑이 끝에 자포리자 방문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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