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미드 `성난 사람들` 매력에 흠뻑… 영화는 역시 `A24`

김나인 2023. 4. 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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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2위
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 99% 기록
올해 아카데미 후보 6편 이름 올라
유튜브·인스타 등 MZ 겨냥 마케팅
CJ ENM '패스트라이브즈' 투자 협력
'A24' 로고.
'성난 사람들' 포스터.
'성난 사람들' 스틸컷.
'성난 사람들' 로튼토마토 지수. 관련 홈페이지 갈무리
'A24' 인스타그램 갈무리.
'에에올' 굿즈 핫도그 손가락 장갑, A24 스토어 갈무리
'패스트 라이브즈' 포스터. CJ ENM 제공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컷. CJ ENM 제공

지난 6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시리즈물 '성난 사람들(Beef)'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11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 자료에 따르면, '성난 사람들'은 전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2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4위에 머물렀지만 미국에서는 1위에 올랐고 영국, 태국, 호주 등에서 2위를 기록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난폭운전에서 시작된 갈등과 복수극

성난 사람들은 난폭 운전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족이든 일이든 뭐든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인 대니와 막대한 돈을 벌고 있지만 삶이 견디기 힘든 사업가 에이미. 주차장에서 차를 빼며 벌어진 난폭 운전으로 쫓고 쫓기는 복수극이 서로의 삶과 인간관계로 얽히며 갈등을 유발한다.

아시안 아메리카 최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스티븐 연과 코미디언 겸 배우로 에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던 앨리 웡이 폭발할 듯 감정연기를 펼친다. 작품의 두 주인공 배우와 제작진이 대부분 동양인으로 구성돼 미국 내 계층에 따라 다른 동양계의 삶을 섬세하게 다루고 한국어도 자주 등장한다. 미국 영화 전문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99%에 달한다.

◇밀레니얼·Z세대가 주목하는 영화사

'더 글로리' 이후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가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성난 사람들의 제작사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아카데미 작품상 등 7관왕에 오른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 같은 작품을 선보였던 A24다. 에에올과 함께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A24의 작품 6편이 주요 후보에 올랐고, 이 중 '더 웨일'도 아카데미 2관왕을 수상했다.

평론가뿐 아니라 대중의 반응도 좋다. 특히 A24는 밀레니얼, Z세대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는 영화사다. "A24라면 믿고 볼 만하다", "A24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요즘 좋은 작품이다 싶으면 다 A24"라는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호평 일색이다.

◇상업성까지 만족시키는 '독립영화 명가'

10년 전 설립된 A24는 회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던 중 달린 이탈리아 고속도로 번호에서 따왔다.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는 흥행까지 하기 쉽지 않다는 편견을 깬 A24는 다양성을 담은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첫 두각을 나타낸 작품으로는 '룸'이 꼽힌다. 세상과 단절된 채 감금된 여성과 아이를 다룬 소설을 각색한 룸은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150만 달러(약 19억원)의 예산으로 제작한 영화 '문라이트'로 오스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해 6500만 달러(약 859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밖에도 '미드소마', '유전' 등 A24만의 특색이 보이는 호러 장르를 개척하기도 하고 사회 내 소수자들의 시선, 휴머니즘을 강조한 감각적인 SF(공상과학) 작품 등을 내며 '독립영화의 명가'로 떠올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A24에 대해 "거대 스튜디오가 리메이크나 스핀오프를 찍어내는 시대에 색다른 이야기로 인기를 끌어 희귀한 성취를 이끌어냈다"고 평했다.

◇SNS로 젊은 세대 감성 겨냥…영화 굿즈도 상품화

이와 함께 A24는 고가의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SNS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 형식으로 마케팅 해 젊은 세대의 감성을 겨냥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팟캐스트를 운영할 뿐 아니라 매거진을 내고 스토어를 통해 영화 팬들을 위한 굿즈를 판매하는 등 '힙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에올의 모든 사람이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세계관을 반영한 핫도그 손가락 장갑, 돌멩이 세계관의 눈알이 붙은 돌멩이 등이 대표적이다. A24 스튜디오 회원제에 가입해 월정액이나 연간 요금을 내면 특별할인, 독점상품, 생일 선물 등을 받을 수 있다. 넷플릭스 등 다양한 OTT와 협업해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최근에는 에에올을 포함해 국내 첫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배출한 '미나리', 넷플릭스에 공개된 성난사람들 같이 아시아적 요소를 담은 작품들을 제작하고 배급해 주목받고 있다. K콘텐츠로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사업자와 통하는 면이 있다.

◇CJ ENM과 작품 투자배급 협력

최근 CJ ENM이 A24와 공동으로 투자배급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해외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넷플릭스 TV 시리즈 '러시안 인형처럼'의 그레타 리와 배우 유태오가 출연하고,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이 흐른 후 뉴욕에서 재회한 내용을 담았다. 연내 북미 개봉을 시작으로 CJ ENM과 함께 국내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 공개할 예정이다. CJ ENM은 A24와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CJ ENM 관계자는 "A24는 할리우드에서 특색 있고 참신한 영화뿐 아니라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뜨고 있는 아시아적 요소를 갖춘 작품을 만든 스튜디오로 이름을 굳혔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A24와 니즈가 잘 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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