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혼자선 세계 1등 할 수 없어… 초일류 반도체 생태계 만들 것”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소부장 협업 강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상생 강화”
글로벌 장비업체들도 용인 중심 현지화 확대
“반도체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기술 장벽을 넘는 게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함께 혁신하고 협업하는 게 필수다.”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나선 가운데 소부장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초일류’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11일 경기 용인시 기흥ICT밸리에서 열린 ‘2023 용인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박진수 삼성전자 DS부문 상생협력센터 상무는 “삼성전자 혼자서는 세계 1등이라고 할 수 없고, 결국 협력사의 경쟁력이 삼성의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상무는 “반도체는 특이하게도 협력사의 한 축이 무너지면 기술이 더 이상 진보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소부장 기업이 발전해야 비로소 미래 기술 설계와 공정 혁신이 가능하고, 따라서 반도체는 기업대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와 생태계 간 경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력사가 잘 돼야 우리가 잘 된다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를 담아 2017년부터는 DS(반도체) 부문에 상생협력센터를 신설해 다양한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세계 제일의 초일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이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때 진정한 성장을 이루고 세계 패권을 차지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함께 하는 모든 기업들이 세계의 강소, 강대기업이 될 때까지 우리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와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5일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용인 남사읍 710만㎡(215만평)에 30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팹(공장) 5곳을 구축한다. 정부는 반도체 소부장,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150개를 유치해 반도체 전 분야가 수도권 남부를 중심으로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120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클러스터 내 상생협력센터를 활용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병찬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4개 팹과 더불어 ‘상생협력존’에 50여개 소부장 기업이 들어서게 된다”며 “‘스마트혁신존’에는 상생협력센터를 만들어 소부장 기업들과 국산화를 비롯해 기술 고도화를 이뤄나가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 램리서치와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도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램리서치는 지난해 4월 용인에 반도체 장비 및 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최첨단 연구개발 시설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를 신설했다. 램리서치 KTC는 미국 및 유럽 연구소와 함께 램리서치의 글로벌 R&D 네트워크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태순 램리서치 KTC 수석 디렉터는 “램리서치 KTC에는 현재 석박사 학위를 받은 150명가량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용인 반도체 생태계 내에 오피스를 마련하는 등 국내 인력을 용인 KTC쪽으로 모아 램코리아 캠퍼스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디렉터는 “한국에서 공정 설비와 관련해 소부장 협력업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협업 기회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연구기관들과도 협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TEL도 1000억을 투자해 국내 R&D 센터를 증축하는 등 국내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박영우 TEL코리아 부사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두번째 R&D 센터는 첫번째 R&D 센터보다 규모가 약 2배 이상 늘어나 대규모 연구 개발 단지가 조성될 것”이라며 “설계와 제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거래업체는 200개 이상으로 늘었고, 앞으로도 계속 현지화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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