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 산림 379㏊ 태우고…8시간 만에 큰 불길 잡혀

[서동일 기자(=강릉)(tami80@pressian.com)]
11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된 불길이 8시간 만에 꺼졌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쯤 강릉시 난곡동 산24-4번지 일원에 발생한 산불의 큰 불길을 8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 잡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강풍을 타고 인근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되면서 소방청은 오전 9시 18분 발령된 소방대응 2단계를 오전 9시 34분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불은 발생 초기 초속 30m/s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진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산림 당국은 강한 바람 탓에 헬기를 동원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후부터 바람이 잦아들면서 헬기 4대를 띄워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산불진화대원 2764명과 산불진화장비 396대 등도 투입됐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잿더미로 변했다.

또 주택 40동, 펜션 28동, 호텔 3동과 강원도 유형문화재 방해정을 포함해 총 72개소가 모두 타버리거나 일부 소실되는 피해를 봤다.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인 상영정과 인월사가 전소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인근에 물을 뿌리고 경포대(鏡浦臺) 현판을 떼어내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기는 등 대응 작업에 나섰다.

강릉시는 경포동과 산대월리, 산포리 일대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고 주민 557명과 투숙객 708명이 대피했지만 전소된 주택에서 70대 노인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한 주민 1명은 대피 중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진화 중이던 소방대원 2명이 가슴 부근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강풍으로 인한 전선 단락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풍으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락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소방 대응 1단계는 1개 시·군·구 자원으로, 2단계는 2∼4개 시군구 자원으로 대응한다. 3단계는 5개 이상 시군구 자원이 동원된다.

[서동일 기자(=강릉)(tami80@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