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만배가 ‘김수남 통해 이재명을 사건에서 빼줬다’고 말해”

이혜리·김희진 기자 2023. 4. 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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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이 당시 수원지검장이었고
그를 통해 뺐다고 김만배에게 들어”
정진상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11일 법정에서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3년 서초동의 한 목욕탕에서 김씨로부터 ‘수원지검이 청소용역 특혜 의혹 관련해 너희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그 사건으로 이재명을 몰아낼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 말을 듣고 (김씨에게) ‘우리는 좀 빼줘야 되지 않느냐. 형이 힘을 좀 써주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수남이 당시 수원지검장이었고 그 이후에 김수남을 통해서, 김수남이 그거를 뺐다고 김만배한테서 들었다”며 “우리는 사건 자체에서 빼서 거론이 안 되게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고 난 다음 이재명이 김수남에게 통화를 했다고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증언은 검사의 신문 과정에서 나왔다. ‘김씨가 이 대표에게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이를 정 전 실장과 대화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냐’는 검사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네. 있다”고 답했다.

청소용역 특혜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때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이 운영하는 나눔환경을 성남시 청소용역업체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김씨의 로비 대상이었다는 의혹을 받는 이른바 ‘50억 클럽’ 일원으로 2021년 지목됐다. 김 전 총장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이날 입장을 내고 유 전 본부장의 법정 증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수원지검장 재직 당시 모든 사건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했다”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해 어떠한 청탁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과 통화한 사실도 전혀 없다”며 “나눔환경 등 사건은 2013년 12월 제가 수원지검장을 떠난 뒤에도 계속 수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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