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달린 말 도축되는데..보호법 발의 철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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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안내견, 탐지견 등 봉사동물이 은퇴 이후 적절한 보호·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철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동물자유연대·카라·하이 등 동물권 단체를 포함한 15개 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창사 앞에서 '한국마사회와 경주마산업계의 퇴역 경주마 보호 입법 차단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법률을 통해 동물을 보호해야 할 국회마저 산업계의 억지 주장을 수용해 법을 철회했다"며 "경마산업의 동물 착취적 성격을 바로잡고, 퇴역 경주마 복지를 위한 법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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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경주마, 안내견, 탐지견 등 봉사동물이 은퇴 이후 적절한 보호·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철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와이어에 발이 걸려 촬영 나흘 만에 숨진 ‘까미’의 일을 계기로 퇴역 경주마 처우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일자 지난 2월 △봉사동물과 경주마 등이 본래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더라도 관련 법령이 정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적정한 보호·관리를 통해 복지를 증진하고 △질병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 해당 동물을 인도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단체들은 위 의원이 지난 3월 16일 개정안 발의를 철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이들 단체는 “개정안 내용은 수개월 동안 동물권 단체와 협의한 결과임에도 경주마 생산자협회의 민원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개정안을 철회했다”며 “동물권 단체와 신의를 저버리고 무엇보다 퇴역 경주마를 보호하고자 하는 시민의 바람을 저버린 점에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비판했다.
퇴역 경주마 처우개선 문제 제기에 앞장서 온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퇴역한 경주마 5761마리 가운데 2588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지난 4년간 경주마 44.9%가 죽어서 퇴역했음을 뜻한다. 연평균 647마리가 ‘용도 미정’의 사유로 폐사됐다. 모종의 이유로 죽었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셈이다.
단체들은 “여러 차례 우승할 만큼 성적이 좋은 경주마조차 퇴역 후 도축돼 반려동물 사료로 이용되거나 영화·드라마 등 엔터테이먼트 산업 내지 꽃마차 등 레저산업 서 돈벌이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며 “한국마사회는 경주마를 이용해 매년 천문학적 수익을 얻으면서도 최소한의 말복지 확보를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이 일자 위 의원실 측 관계자는 “의원 보고 전 발의된 것”이라며 법안 취지를 살려 재발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화빈 (hw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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