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코인, 빗썸 상대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위믹스와 다를까(종합)

페이코인, 오는 14일 거래 종료 앞두고 가처분 신청…심문은 12일
가처분신청 기각된 '위믹스 사례' 있어…상폐 사유 판단이 결과 가를 듯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달콤커피 분당서현점을 찾은 한 고객이 페이코인 앱을 이용해 주문하고 있다. 2021.6.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구진욱 기자 =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소속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가 페이코인(PCI)을 상장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상대로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서 지난해 말 닥사로부터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위믹스(WEMIX)의 경우,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위믹스가 상장된 개별 거래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페이프로토콜은 페이코인이 상장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중 우선 빗썸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페이프로토콜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빗썸만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거래 종료일까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업비트의 경우 페이코인은 원화 마켓이 아닌 비트코인(BTC) 마켓에만 상장돼 있다. 원화로 페이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곳 중 빗썸이 가장 크므로 빗썸을 택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 AG는 지난 8일 빗썸을 상대로 가상자산 페이코인(PCI)의 거래 지원 종료 결정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심문 기일은 오는 12일이다.

닥사는 지난달 31일 페이코인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거래 종료일은 오는 14일로, 거래가 종료되기 전 결정이 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위메이드가 냈던 가처분신청의 경우, 재판부가 거래 종료일 전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양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문을 빠르게 진행한 바 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페이코인이 위믹스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믹스 역시 지난해 말 상장 폐지가 확정되자 개별 거래소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된 바 있다.

다만 위믹스 사례가 페이코인에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폐지 사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위믹스 가처분신청 당시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닥사의 상장 폐지 사유였던 '유통량 오류'가 정당하다고 봤다. 또 상장 폐지는 거래소의 재량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페이코인의 가처분 신청도 재판부가 같으므로 '상장 폐지는 거래소의 재량'이라는 기존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단, 페이코인의 결정적인 상폐 사유는 유통량 오류가 아닌 금융당국의 변경신고 불수리다. 따라서 재판부가 이 같은 사유를 어떻게 볼지에 따라 가처분신청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닥사는 페이코인 상장 폐지 당시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거래 지원 종료 정책에 의거했다는 설명만 덧붙였을 뿐이다. 단, 닥사가 페이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할 당시 밝혔던 사유는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불수리가 서비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페이프로토콜은 올해 초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거래업자'로의 변경신고에 대한 불수리 통보를 받았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페이코인의 결제 구조 중 원화와 가상자산 간 교환이 있다고 보고, 페이프로토콜에 가상자산거래업자로 신고할 것을 요구했다. 원화와 가상자산 간 교환을 지원하는 거래업자가 되려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획득해야 하나, 페이프로토콜은 금융당국이 정해준 기한인 지난해 말까지 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페이프로토콜의 가상자산거래업자 변경신고를 불수리했다.

현재 페이코인은 거래업자가 아닌 '지갑사업자' 라이선스만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