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공동사업 하자더니 아이디어 베꼈나…카카오 영역 확대 논란

석민수 2023. 4. 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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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에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베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자세한 얘기 산업과학부 석민수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석 기자,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기자]

카카오헬스케어라는 회사 들어보셨나요?

작년에 출범한 카카오 자회삽니다.

여기에서 올 하반기 '당뇨관리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지난 달 발표했습니다.

'CGM' 연속혈당측정기라고 화면에 보이는 동전크기의 하얀색 기기인데, 이걸로 실시간으로 혈당을 기록하고 식사나 운동 같은 데이터도 받은 다음 그걸 이용해 전문 의료진이 상담해주고 이용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도 있고 이런 서비스라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죠.

[황희/카카오헬스케어 대표 : "'IoT 센서' 기술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받아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비전 AI'를 통해서 음식물을 탐지하거나, 커뮤니티 채널에서 서로 간에 대화를 주고 받고…."]

[앵커]

그런데 카카오헬스의 이 서비스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업체가 있다고요?

[기자]

네, 거의 똑같은 서비스를 이미 하고 있는 업체가 있습니다.

한 스타트업에서 2017년 당뇨관리서비스 앱을 출시했는데, 지금 보시는 게 카카오가 발표한 서비스 예상 화면이고, 이건 이미 나와있는 서비스입니다. 혈당관리와 AI를 활용한 식단 관리, 의료진 상담, 커뮤니티 운영까지 카카오 측이 발표한 것과 판박이죠.

여기에 연속혈당측정기, 이건 지금은 국내제품이 없어서 해외 제품을 들여오는데, 개발 중인 국내업체와 협업을 하고 있었고요.

이 스타트업은 누적 이용자 100만 명을 넘기는 등 6년여 만에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이런 소식이 들리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앵커]

근데 이 스타트업, 카카오헬스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네, 이 회사는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에 사업 핵심 내용을 공유한 적이 있었습니다.

2020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를 하겠다고 연락이 와 직접 찾아가서 '우리 회사가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카카오브레인 이라는 회사에서 공동사업을 하지 않겠냐 제안이 왔어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이런 이런 사업을 하자 방안을 만들고 공유하면서 지금 사업 내용은 물론 앞으로 계획까지 다 알려줬죠.

이 과정에서 기밀유지협약이나 공동사업 협약서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신생 계열사에서 갑자기 이걸 한다니까 이제 사업을 다 들여다보고 표절한 거 아니냐 이렇게 의심을 하는거죠.

[앵커]

카카오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카카오헬스케어는 여기에 대해 '계열사들이 다 독립경영을 하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서로 공유하지 않는다'라면서 아직 출시하지 않아서 유사성을 판단하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 '해외에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많이 나와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국내외에 혈당 측정이나 식단기록, 원격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가 많긴 해도 전체 서비스 형태의 유사성이 굉장이 높아서 의심을 지우기 어렵고요.

또 이 스타트업에 초기에 투자한 투자회사 임원이 작년에 카카오헬스케어로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은 협업을 추진할 당시 총수인 김범수 전 의장이 등기임원이었고, 카카오헬스케어는 최근 카카오 본사 소속 임원이 임원을 겸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예전에 카카오가 미용실, 꽃배달, 퀵서비스에 진출한다 그래서 비판을 받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 또 다른 논란도 있다고요?

[기자]

네, 카카오가 최근에 미국과 일본에서도 국내 이용자에게 '선물하기' 기능으로 선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발표했죠.

국가간 선물하기 서비스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인데, 이미 해외 기프티콘 시장에 자리잡은 스타트업이 있어서 또 스타트업 영역에 들어오는거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2월엔 골프장 경기 기록 서비스인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골프 운영사에 표절했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스타트업 입장에선 만약에 기술이나 아이디어 도용이 확인되면 구제받을 방법이 없나요?

[기자]

부정경쟁방지법이라든가 공정거래법의 불공정행위 금지 조항 등으로 보호 받을 길이 있긴 합니다.

중소기업벤처부의 기술 침해 행정조사도 있고요.

그런데 현장에서 스타트업 얘길 들어보면, 이런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자체가 '존폐의 기로'라고 말합니다.

대기업처럼 체계를 갖춘 곳이 아니다보니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중요한 사업 결정이나 투자 같은게 어려워져 금방 문을 닫기도 한다는 거죠.

카카오는 다음 달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10대 그룹 진입이 유력한데, 이런 대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할 때 사회적 책임 의식과 윤리, 상생 문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편집:김지영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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