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골적 ‘먼지털기’, 국토부의 공기업 수장 내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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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부터 2주일 일정으로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현장 감사에 착수했다.
명분은 보안관리 실태 감사지만, 속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 김해, 제주 등 14개 지역 공항을 통합 관리하는 곳인데, 인천공항 보안사고를 빌미로 삼아 감사에 나선 것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전 정부 시절 임명된 관할 공기업 수장을 내쫓기 위해 감사·감찰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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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부터 2주일 일정으로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현장 감사에 착수했다. 보안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복무 실태와 자회사 관리 상황 등도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한다. 명분은 보안관리 실태 감사지만, 속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국토부가 전 정부 시절 임명된 부처 관할 공기업 수장들을 감찰·감사로 압박해 여럿 사퇴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목표로 삼아 먼지털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국토부는 감사 착수 이유로 최근 공항 보안사고가 잇따랐다는 점을 든다. 그런데 대한항공 여객기 안 실탄 발견, 여객터미널 쓰레기통 실탄 발견, 입국 불허된 카자흐스탄인 2명이 공항 울타리를 넘어 밀입국한 사건 등 사고가 일어난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인천공항이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 김해, 제주 등 14개 지역 공항을 통합 관리하는 곳인데, 인천공항 보안사고를 빌미로 삼아 감사에 나선 것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전 정부 시절 임명된 관할 공기업 수장을 내쫓기 위해 감사·감찰을 활용했다. 지난해 9월 휴게소 음식값 인하 요구를 거부했던 한국도로공사 김진숙 사장이 국토부의 고강도 감찰이 시작되자 사의를 밝혔고, 10월에는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국토부 감사 중간결과가 나온 뒤 스스로 물러났다.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국토부의 대대적 감사 뒤 지난달 초 해임됐다. 지난달 28일 하던 일을 정리하고 한달 뒤 물러나겠다고 밝힌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여객기 내 실탄 발견은 자신을 해임할 사유가 되지 못하지만, 사건 직후부터 국토부가 장관 보고에서 자신을 배제하는 등 간접적인 사퇴 압박을 가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기관이 정부의 정책·철학과 함께 가야 내부 기득권이나 자기 밥그릇 챙기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며 “(전 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이나 특정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그 말이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은 정권이 바뀐다고 일이 달라지지 않는다. 해임할 만한 사유가 없는데도, 그저 ‘낙하산’을 내려보낼 자리를 빼앗으려고 먼지털기를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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