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향해 펀치 날리는 곰···대만 공군 엠블럼 판매량 급증 왜?

대만에서 판매 중인 ‘곰돌이 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반달가슴곰 모양 공군 엠블럼.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이 대만을 포위한 채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자, 대만에서는 ‘곰돌이 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반달가슴곰 그림이 그려진 공군 엠블럼이 인기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캐릭터로 중국에서 검열 대상이다. 반달가슴곰은 대만을 상징하는 마스코트 동물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 첫날인 지난 8일 대만 군당국은 전투기 상태를 살피는 자국군 조종사들이 해당 엠블럼을 팔에 부착한 모습을 공개했다.

현지 항공 관련 굿즈 판매업체 운영자 앨릭 쉬는 ‘출격(Scramble)’이란 단어와 “평화를 위해 싸우자” 등 문구가 적힌 이 엠블럼에 대한 수요가 그 이후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 엠블럼을 디자인했다는 쉬는 “엠블럼 디자인을 통해 대만군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싶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민간인과 군 장교를 가리지 않고 구매가 늘고 있어 추가 생산 주문을 넣어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공군 당국은 조종사들의 엠블럼 사용에 대해 “특별히 권장하지는 않지만,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모든 방안에 대해 열린 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달 5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을 가졌다. 이에 반발한 중국은 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항공모함인 산둥함까지 동원된 이번 훈련은 대만을 외부 세계로부터 차단하고 대만 내 주요 시설 및 이동 목표물을 모의 타격하는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런 상황에서 곰돌이 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반달가슴곰 엠블럼이 인기를 끄는 건 중국의 무력시위에 대한 대만인들의 저항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jin02114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