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칩거 1년 만에 첫 공개행보...정치 재개 신호탄?

류수현 2023. 4.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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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자택 입주 384일 만에 첫 공식 외출로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다.

이날 동화사 방문에 동행한 박 전 대통령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외출을 자제하다 공개행보로는 처음으로 동화사를 방문해 큰스님과 신도 등을 만나 반갑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동화사를 찾은 대구 수성구 주민 이모(70)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분"이라며 "정치적으로 다친 상처를 정치적으로 회복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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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년 앞두고 대구 동화사 방문
조만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회동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를 찾아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대구=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자택 입주 384일 만에 첫 공식 외출로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다. 내년 4월 10일 22대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다. 조만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도 할 것으로 알려져 정치 행보 재개에 무게가 실린다.


'비선실세' 언급하자 얼굴 굳어지기도

11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 설법전 앞. 박 전 대통령은 올림머리에 흰색 재킷,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차량에서 내렸다.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이 "대통령님", "박근혜" 등을 외치자, 박 전 대통령은 악수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동화사 방장 의현 스님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은 박 전 대통령은 통일여래약사대불 앞에서 15분이나 합장, 축원을 했다. 한 불자는 "마음에 맺힌 것이 많은 분이라 부처께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의현 스님도 인사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새마을운동과 우리 산업화를 이룬 성군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어떤 잘못도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동화사 주지인 능동 스님, 의현 스님 등 사찰 관계자들과 차를 마시고 사찰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다만 대화 도중 의현 스님이 "우리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를 하신 게 절대 없다. 문(재인) 정부의 수십, 수백만 명이 비선 실세다"라며 "자기네들 비선 실세로 북한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어려운 지경에 놓여 있다"고 말하자 잠시 박 전 대통령 얼굴이 굳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 경내를 둘러본 뒤 2시간 30분여 만인 오후 1시쯤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탑승 때 한 지지자가 "(대통령) 다시 하이소.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삽니데이"라고 외치자 손을 흔들어 웃어 보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를 찾아 예불을 마친 뒤 스님의 덕담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대구= 뉴스1

15일쯤 현풍시장 방문할 듯

이날 동화사 방문에 동행한 박 전 대통령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외출을 자제하다 공개행보로는 처음으로 동화사를 방문해 큰스님과 신도 등을 만나 반갑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또 "식사도 산나물 위주로 담백한 반찬을 여러 가지 준비해주셔서 박 전 대통령도 평소보다 많이 드셨다"고 덧붙였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이동 중 계단에서 수차례 발을 헛디뎌 주변에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앞을 잘 안 보면 잘 넘어져서"라고 짧게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정치적 메시지를 전혀 하지 않았다. 유 변호사도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총선을 1년 남겨둔 시점에 외부활동을 시작한 터라 정치적 행보 재개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유 변호사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다음 주쯤 회동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지역 전통시장을 다니며 주민과 만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15일쯤 인근 현풍시장도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동화사를 찾은 대구 수성구 주민 이모(70)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분"이라며 "정치적으로 다친 상처를 정치적으로 회복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자택에 입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4월 12일 자택을 예방할 때 잠시 모습이 포착됐고, 같은 달 8일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으로 지지 메시지를 공개한 것을 제외하면 입주 후 첫 공개 외부활동이다.

유영하 변호사가 11일 오후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방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 류수현 기자 yv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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