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막는 ‘시동 잠금장치’ 기술 국내에 이미 있는데…정부는 14년째 도입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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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9살 배승아양의 발인이 11일 눈물 속에 진행됐다.
대국민적인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동 잠금장치'에 대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시동 잠금장치 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이 개발해 보유 중이다.
계류 중인 이유는 모든 차량에 시동 잠금장치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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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986년 처음 도입, 음주운전 사망자 19% 감소
미국 애리조나주 설치 의무화 7년 새 음주운전 사망자가 절반가량 줄어
대구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9살 배승아양의 발인이 11일 눈물 속에 진행됐다. 대국민적인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동 잠금장치’에 대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시동 잠금장치 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이 개발해 보유 중이다. 굳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해외 기술을 사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도입하고 있지 않는 것.
실제, 2009년 시동 잠금장치 의무화와 관련한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하지만 14년째 논의 중이다. 19대, 20대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발의됐으나 통과하지 못했고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5개가 계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류 중인 이유는 모든 차량에 시동 잠금장치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워서다. 선진국에서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거나 통학버스 등 요주의 차량에만 장치를 달게 하고 있다.
국내는 관련 법안이 전무한 상태로 시동 잠금장치를 의무화하겠다고 하면 소비자 권리침해 소지가 있고, 차량 구입비 및 유지비 상승으로 국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차량 옵션으로 넣어도 그 효과 역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에 차량 업체들조차 시동 잠금장치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것.
배승아 양의 사고로 계속 발생하는 음주운전 피해 참극에 이제는 정부와 국민이 뜻을 함께할 때라는 게 현재의 중론이다. 정부가 시동 잠금장치를 적극 도입할 지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때다.
참고로, 시동 잠금장치(Ignition Interlock Device)는 운전자가 시동을 걸기 전 알코올 농도를 직접 측정해 규정치를 넘으면 엔진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는 시스템이다. 차량에 설치된 음주 측정기에 숨을 부는 방식이며 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면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주행 중에도 종종 음주측정기에 숨을 불어넣어야 한다. 운전 전에 운전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음주 측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동 잠금장치는 미국에서 1986년 처음 도입해 설치를 의무화했고, 음주운전 사망자가 약 19% 감소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 36개 주에서 시동 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 35만개 이상의 장치가 설치됐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선 설치를 의무화한 후 7년 새 음주운전 사망자가 절반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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