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30분 후 '약', 어떻게 복용하고 있습니까?
(지디넷코리아=김양균 기자)의약품 복약순응도를 위한 복약 보조 수단이 사람에서 기기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해오고 있다.
의약품을 제때 정량을 복용하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복약순응도는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와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투약하는 방법은 질환이나 환자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환자의 상태도 영향을 주는 등 복약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다양하다. 물리적으로 복약 보조자, 즉 약을 복용하는 것을 돕는 ‘사람’이 있을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복약순응도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렇지만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면 복약 보조자의 도움을 매번 받기란 어려움이 존재한다.
여기에 여러 약을 함께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존재한다. 제약사가 자주 병용 되는 약물의 경우, 하나의 약으로 복용할 수 있도록 복합제를 내놓고 있는 것은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 중의 하나이다. 이밖에도 약의 크기를 줄여 섭취를 용이하게 하는 시도들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ICT 기술 대입 시간·복용량 맞춰 복약 보조기기 속속 개발
우리나라 보다 먼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미국 등 해외에서는 복약 보조기기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등지에 보급되어오고 있는 가정용 자동 알약 디스펜서다.
디스펜서가 미국에서 특히 많이 개발되어 온 것은 의료기기 최대 시장이라는 이점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 고령층의 증가와 이들이 별도의 복약 보조자가 없을 경우, 미국의 처방 특성 등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미국 내 약국에서는 처방약에 대한 소분이 이뤄지지 않는다. 현지 약사는 환자에게 약통에 약을 담아 통째로 주고, 환자가 알아서 복용하도록 안내할 뿐이다. 이 경우, 노인들은 복약 시간과 양을 잊는 경우가 많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알약이 나오는 디스펜서는 이들에게 유용한 기기였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최근 10년간 여러 제품들이 개발돼 왔다. 2012년 필립스 디스펜서를 시작으로, 2016년 ‘리비(Livi)’와 ‘메다큐브(Medacube)’가 출시됐다. 2018년에는 ‘스펜서(Spencer)’와 ‘스마티필(Smartypill)’이 세상에 나왔다. 2019년에는 ‘프리아(Pria, 2019)’와 ‘테스포(Tespo)’가, 2020년에는 ‘히어로(Hero)’가 잇달아 출시됐다.
최근에는 처방약뿐만이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타민 제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디스펜서로 소분해 섭취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건기식도 복용 방법이 존재하며, 이를 어기고 복용 간격이나 양을 임의대로 조정할 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화된 기술도 디스펜서에 계속 적용되고 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하거나 전용 앱을 통해 얼마나 복용했는지, 남은 비타민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들이 그것.
특히 이른바 ‘알약형 보충제’를 제공하는 형태도 상용화되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개인 영양 상태를 확인, 적정량의 건기식 등을 디스펜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디스펜서 시장은 미국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후발주자로써 최근에서야 디스펜서의 사업화 가능성을 주목, 관련 제품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알고케어등은 관련 앱과 디스펜서 등을 개발,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커진 건강에의 관심은 맞춤형 건강관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복약 보조기기 시장도 확대될 여지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국내 시장의 열악함이나 관련 규제, 불경기 등은 디스펜서 등 복약 보조기기 생태계 활성화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기지개를 편 국내 복약 보조기기 시장. 우리 보다 10년 앞선 해외시장을 따라 잡기 위한 잰걸음은 이제 시작이다.
김양균 기자(angel@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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