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대인플레 깜짝 반등…연준 5월 금리인상 확실시

김정남 2023. 4. 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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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연은 기대인플레 '예상밖 반등'
이번주 CPI 지표 주목도 더 높아질듯
대출 감소→경기 침체 우려 더 커져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을 깨고 깜짝 반등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각종 물가 지표와 배치되는 결과여서 더 주목된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모드를 이어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다만 이 와중에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인식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미 기대인플레 ‘예상 밖 반등’

10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지난달(3월) 4.7%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1년간 4% 후반대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는 전월(4.2%) 대비 깜짝 상승한 것이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추후 1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inflation uncertainty)은 한 달 새 3.8%에서 4.0%로 상승했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7%에서 2.8%로 올랐다. 다만 5년 기대인플레이션(2.6→2.5%)은 하락했다.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2.0%)에 근접하고 있지만, 그 완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최근 물가 지표가 둔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예상을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다. 예컨대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월 당시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직전 월인 1월 상승률(5.3%)보다 낮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한 PCE 지수는 0.3% 올랐다. 이 역시 전월 수준(0.6%)을 한참 밑돌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서 곧 나올 지난달 CPI, PPI, PCE 물가의 둔화세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월가는 일단 오는 12일 나오는 지난달 CPI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년 대비 5.1%다. 전월(6.0%)보다 낮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전월(0.5%)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PI에 대한 주목도가 더 커지게 됐다”며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잘 꺾이지 않을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미 연준, 예상보다 오래 긴축”


이에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5.00~5.25%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기울어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25bp 인상 확률을 71.0%로 보고 있다.

TD증권은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연준은 현재 월가 예상보다 오랜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점쳤다. CME 페드워치는 시장이 오는 7월부터 연준의 인하 모드를 예상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너무 앞서 간 것이라는 의미다. ‘연준 3인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대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연준과 시장의 금리 전망 격차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또 주목할 것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대출 감소 전망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날 뉴욕 연은 조사를 보면, 지난달 은행 신용 접근도에 대한 인식은 1년 전보다 ‘다소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44.7%로 나타났다.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은 13.5%였다. 은행 대출이 쉽지 않아질 것이라는 비중이 58.2%에 달한 것이다. 2월 당시 55.7%(43.9%+11.8%)보다 높아졌다. 지난 2014년 조사 이후 최고치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위험으로 풀이된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SVB 사태 이후 이제는 (은행권의) 신용 여건 강화까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근래 고용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대출 감소가 겹치면 경기 한파가 몰아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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