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라비, 위약금만 무서웠나..빅스 이름 먹칠 후 불명예 탈퇴 (종합)[Oh!쎈 이슈]
[OSEN=지민경 기자] 병역 면탈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가수 라비가 1차 공판에 출석해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라비는 지난해 12월 병역 면탈 혐의로 브로커 일당이 구속되며 병역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라비가 브로커와 접촉해 허위 뇌전증으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소속사 측은 “본 건과 관련해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라비와 같은 회사에 소속된 나플라 역시 2021년 2월부터 서울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출근을 하지 않고도 출근한 것처럼 꾸며내는 등 특혜를 받아 온 사실이 파악돼 논란이 더욱 심화됐다.
라비를 비롯해 나플라, 배우 송덕호, 배구선수 조재성 등 병역 면탈자 109명과 브로커 2명, 공무원 5명과 공범 21명 등 총 137명이 병역비리로 적발돼 기소됐다. 라비는 브로커 구모씨와 공모해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병역의무를 회피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와 함께 소속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A씨는 2021년 2월 라비와 나플라의 병역과 관련해 브로커와 접촉했고, 성공보수 5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맺은 후 ‘허위 뇌전증 연기 시나리오’를 전달받았다. 이후 라비는 이를 참고해 갑자기 실신한 것처럼 연기하고 119에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전 10시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김정기 판사)은 병역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라비와 나플라 등 9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고, 라비는 검정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등장해 법정으로 들어섰다.
이날 라비 측 변호인은 “뇌전증 병역 판정은 그 특성상 진단만 받으면 7급 대상자가 돼 병역 연기가 되고, 진단으로부터 2년만 지나면 병역 면제 처분이 된다. 라비는 병역 면제가 되기 전 사회복무를 하겠다고 자원했다. 기존 판정과 동일한 급수인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아 6개월째 복무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변호인은 “피고인이 회사 임직원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반성하고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비는 2012년 신체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고 대학교 재학과 천식, 피부 질환 등을 사유로 병역 연기를 신청했다. 2019년 재검에서 4급 판정을 받았지만 2021년 이후 나이 등으로 병역 연기가 어려워지자 서울지방병무청에 추후 입영을 충실히 하겠다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라비는 최후 변론에서 “당시 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였고, 코로나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 코로나로 이행이 늦어지고 있어 입대를 한다면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복무 연기가 간절해 어리석고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또한 라비는 “지금까지 재판을 받으며 제 잘못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오랜 시간 저를 사랑해준 분들에게 면목이 없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사과드린다.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사과했다.
검찰은 “최초 병역 판정 검사 이후 장기간에 이어 병역 이행을 연기한 이후 범행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며 증거제시 전 혐의를 부인했던 점을 고려해 라비에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 병역 비리 논란이 제기된 이후 계속해서 침묵을 지켜오던 라비는 이날 3개월 만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간절한 마음에 저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였고, 회사에 대한 걱정과 계약 관련 내용들이 해결이 된 시점에 사회 복무를 하겠다는 신청을 자원하여 작년 10월부터 복무를 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었다”며 “이 과정 속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잘못된 선택을 한 저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뇌전증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성실히 복무를 이행 중이신 모든 병역의무자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라비는 팀에게 피해가 가게 하지 않기 위해 빅스를 탈퇴하겠다며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빅스 멤버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저는 팀에서 탈퇴를 하기로 했다. 11년이란 긴 시간 동안 부족한 저와 함께해 준 멤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미안한 마음”이라며 “멤버들의 소중한 노력에 저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나플라에 징역 2년 6월을 구형했고, 그루블린 공동 대표 A씨에게 징역 2년, 나플라의 출근부 허위 작성에 가담한 공무원 3명에는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