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덮친 대형산불… 주택 등 71채 불탔다 [강릉 덮친 산불]

김주영 2023. 4. 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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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건조 경보가 동시에 발효된 강원 강릉시에서 11일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초속 최대 30의 태풍급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 민가까지 번져 건물 수십 채를 태우는 피해를 냈다.

소방청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2분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강풍을 타고 일파만파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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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동 한 야산서 난 불 일파만파
초속 30m 태풍급 강풍 타고 번져
펜션·호텔 등 투숙객, 학생들 대피
오후 늦게 내린 단비로 주불 진화
강풍과 건조 경보가 동시에 발효된 강원 강릉시에서 11일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초속 최대 30의 태풍급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 민가까지 번져 건물 수십 채를 태우는 피해를 냈다. 소방당국은 최고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와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하는 등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강풍 탓에 한때 헬기를 띄우지 못해 애를 먹었다. 미량이지만 때맞춰 내린 단비, 바닷가인 동쪽과 단절 구간인 남쪽으로 향한 산불의 방향 덕에 오후 들어 진화속도가 빨라졌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오후 4시30분 무렵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주택 인근으로 번지자 주민들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청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2분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강풍을 타고 일파만파 번졌다. 불이 민가로까지 확산하자 소방청은 오전 9시18분부로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오전 9시43분 다시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소방 대응의 최고 수위인 3단계가 발령된 건 올해 들어선 처음이다. 1단계는 1개 시군구 자원으로 대응하며, 2단계는 2∼4개 시군구 자원, 3단계는 5개 이상 시군구 자원이 동원된다.

전국 소방동원령 2호도 발령됐다.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타지역에서 지원하는 소방동원령 1호는 동원 인력 250명 미만, 2호는 250명 이상 500명 미만, 3호는 500명 이상이다. 장비 기준으로는 1호의 경우 소방차 100대 미만, 2호는 100대 이상 200대 미만이며 3호는 200대 이상이다.

당국은 애초 8000L급 초대형 진화 헬기를 비롯, 헬기 10대를 투입했으나 순간풍속이 초속 30m에 달하는 등 바람이 워낙 강해 진화작업에 동원하지 못했다.

봄철 태풍급 강풍인 ‘양간지풍’(양양과 고성 간성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이 원인으로 꼽혔다.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 때는 안전 문제로 헬기가 이륙할 수 없다. 오후 들어 강릉 일대에 초속 12 정도로 바람이 다소 잦아들자 당국은 초대형 헬기 1대, 대형 헬기 2대를 투입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2시40분까지 피해 면적은 축구장(0.714㏊) 518개에 이르는 370㏊에 달했다. 오후 4시30분 기준 주불 진화율이 100%를 기록했다. 당국은 잔불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강원 강릉 난곡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영향으로 경포호 인근 펜션 밀집지역이 전소돼 있다. 뉴시스
시설 피해는 주택 40채, 펜션 28채가 전소 또는 부분 소실됐고 호텔 3곳도 피해를 입어 총 71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오후 2시 기준 대피 인원은 아이스아레나에 420명, 사천중학교 30명 등 450명이다.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에 투숙했던 708명도 대피했다. 발화 지점 인근 경포대초등학교 학생 71명과 유치원생 11명도 초당초교로 버스를 이용해 대피한 뒤 귀가했고 사천중학교도 단축수업을 했다. 이번 산불은 야산에서 소나무가 강풍에 부러지면서 전깃줄을 건드려 불씨가 튀면서 난 것으로 추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릉 산불과 관련해 산림청과 소방청을 중심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김주영·이현미 기자, 강릉=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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