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된 단관극장 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한다…복원사업 중단(종합)

이재현 2023. 4. 11.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보존과 철거를 놓고 첨예한 논란과 갈등 속에 평행선을 달려온 강원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결국 철거된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11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과 내부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신중에 신중을 기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복원 시 막대한 사업비·운영비 부담…야외공연장·주차장으로 조성
보존 측 "전날 만나 보존 의견 검토하겠다더니…들러리 세운 것에 분노"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보존과 철거를 놓고 첨예한 논란과 갈등 속에 평행선을 달려온 강원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결국 철거된다.

현안 브리핑하는 원강수 원주시장 [원주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원강수 원주시장은 11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과 내부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신중에 신중을 기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시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시정조정위원회 의결 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고민 끝에 내린 최종 결정이라고 거듭 설명한 원 시장은 철거 후 활용방안을 내놨다.

야외공연장에는 재래시장 및 5일장과 연계한 문화행사를 진행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주차 공간도 확보해 재래시장의 접근성을 높인다.

특히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으로 올해 5월 착공되는 문화공유플랫폼 건립이 완료되면 그 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전시관 운영 기획 및 활용 방안을 적극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통합문화공유플랫폼 조성 [원주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결정으로 국내에서 단관극장의 원형을 가장 오랫동안 보존하고 있는 건축물로 알려진 아카데미극장은 1963년 건립된 지 60년 만에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원 시장은 "아카데미극장을 활용해 원도심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많은 고심을 했지만, 아카데미극장을 복원한다면 사업비 및 운영비 명목의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복원 공사 기간 문을 닫아야 하는 풍물시장 상인들은 생계에 큰 위협을 받게 된다"며 "엄청난 매몰 비용을 안고 울며겨자먹기식 운영을 이어가다 보면 또 하나의 예산 낭비 사례로 전락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아카데미 철거 측 상인단체 [촬영 이재현]

그러면서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원 시장은 "재래시장 환경개선 사업 및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시장을 새 단장 2019년 1월 화재 이후로 해결되지 않은 중앙시장 2층 건물을 매입해 시장 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주차장을 단계적으로 추가 조성해 주차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던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시민이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보존 찬성 측 시민사회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정토론 요구한 아카데미 보존 측 시민단체 [촬영 이재현]

보존·재생 사업을 위해 시비 32억원을 들여 원주 아카데미극장을 매입한 지 15개월여 만에 내린 철거 결정인 데다 전날 처음 만나 의견을 나눈 지 하루 만에 이뤄진 발표라는 점에서 시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존·재생 찬성 측인 '아카데미의 친구들'(이하 아친)은 이날 입장문에서 "전날 처음 만나서 보존 의견을 검토하겠다던 원강수 시장은 단 하루 만에 철거를 발표했다"며 "철거라는 짜놓은 각본 속에 들러리로 세운 것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장 재생을 위한 국비 30억원, 도비 9억원이 이미 확보됐는데 사업비와 운영비 예산이 부담돼 철거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철거 결정을 내린 시정조정위원회의 구성과 논의 과정 판단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하루 만에 걷어찬 원주시를 계속해서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원주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jle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