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화성을 미래차 허브로"…BYD·테슬라 맹추격
29년만에 국내 車공장 설립
로봇 등 설비 국산화율 99%
미래산업 생태계 강화 나서
전기차 라인업 총31종 목표
정부 첨단산업 대책 곧 발표
11일 경기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 신공장 기공식에서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은 국내 투자 증액과 전기차 생산 가속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5월에도 전기차 분야 국내 투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국내 전기차 시장 목표는 2030년 144만대를 생산하고 그때까지 21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다.
현대차는 이 발표를 한 지 채 1년이 안 돼 국내 전기차 생산량은 7만대, 투자 규모는 3조원을 늘렸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에서 국내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모두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는 기아 EV9, 내년에는 현대차 아이오닉7이 본격 출시된다.
이날 발표에서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국내 투자에 대해 "전기차 산업 고도화 등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 허브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한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전기차 기반 목적기반차량(PBV) 공장 신설과 함께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을 추진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구축하는 전기차 생산 공장 내 산업용 로봇 등은 국산 지능형 로봇으로 설치돼 설비 국산화율이 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설비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이 국내 기업에 돌아간다는 의미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파워일렉트릭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 강화에 나선다.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편의 극대화와 충전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구축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기아 계열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도심의 부족한 초고속 충전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구축해 초고속 충전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발표됐다. 현대차그룹과 부품·협력사가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국내 투자도 적지 않은 규모로 집행하겠다는 의지 표명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각종 전기차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적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전기차 등 미래형 운송 수단이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며 세제 지원이 최대 25%로 확대됐으나 구체적인 기술 범위는 하위 법령에 위임된 상황"이라며 "전기차 생산시설이 국가전략기술의 사업화 시설로 지정돼야 국내 글로벌 전기차 생산 허브가 구축되고 수출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자국에 전기차 공장을 건립하면 최대 30%에 달하는 세액 공제를 해준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기차 등 미래차 산업을 '초격차' 첨단산업 분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올해 상반기 중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내 전기차 시설 투자 등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투자 촉진에 걸림돌이 되는 사항들을 신속히 해결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아 PBV 화성 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 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인 '이포레스트' 기술로 효율화·지능화를 추구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한국의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 박윤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치킨 시켰을 뿐인데”…1700만원 ‘날벼락’, 소름돋는 배달기사 수법 - 매일경제
- “엄마옷 꺼내 입어도 되겠네”...명동거리 휩쓰는 ‘뜻밖’ 패션 - 매일경제
- “내 혀를 빨 수 있느냐”…소년에게 키스한 달라이 라마 첫마디 ‘경악’ - 매일경제
- “홈쇼핑서 늘 팔던 게 아니잖아”…2시간 동안 40억 대박낸 비결 - 매일경제
- “호텔도 탔다” 강릉 산불 강풍 타고 해안가 급속 확산…피해 눈덩이 [영상] - 매일경제
- “모델·방송인 지인들과…” 유아인, 이태원 클럽 마약 목격담 - 매일경제
- “이자도 못내요”…영끌족 매입 아파트 눈물의 경매행 - 매일경제
- “그래도 ‘존버’ 하겠다”…집값 떨어져 자산 줄어든 부자들 - 매일경제
- "이대로만 나와다오"… '실물 깡패' 제네시스 컨버터블 시선집중 - 매일경제
- 김연경, 전격 현역 연장 선언 “우승만 할 수 있으면 조건도 상관없다” [MK한남]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