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관심에 화답한 현대차그룹 '8년간 24조 투자'
기아, 맞춤형 전기차 공장 기공식…2025년 양산키로
현대차그룹이 중장기 투자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전기차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경기도 화성시 오토랜드(AutoLand)화성에서 열린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현대차∙기아와 부품사 임직원, 정부 관계자 등 약 200여명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기공식 참석에는 정부의 미래육성산업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미래 먹거리로 모빌리티 산업을 내다보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이날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4조원 투자에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가 함께 참여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EV9을, 현대차는 2024년 아이오닉 7을 출시한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국내 투자로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키로 했다. 목표치의 10%를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셈이다. 또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계획하는 등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를 계획했다.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전환
현대차그룹은 우선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과 함께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을 추진한다. 특히 전기차 생산 공장내 산업용 로봇 등은 국산 지능형 로봇으로 설치돼 설비 국산화율이 99%에 이른다. 공장 설비 투자비의 대부분이 국내 기업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을 강화한다.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이와함께 이날 기공식을 가진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지 29년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완성차 제조 공장이다. 또 국내 최초로 신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에 양산 돌입한다. 연산 최대 15만대 규모다.
고객 맞춤형 차량생산 시스템 구축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E-FOREST) 기술로 효율화와 지능화도 추구한다.
기존 자동차 제조 공장들의 일관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에 옵션장착장(CELL)을 도입한 ‘셀 방식’을 통해 다양한 고객 맞춤형 차량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인 컨베이어 시스템과 첨단 지능형 공장 기반 셀 시스템을 융합해 다품종 유연생산이 가능한 혁신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차량 제조 과정 중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유해물질을 저감하는 건식부스를 운영한다. 자연채광 활용과 제조 공정 축소 등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공장대비 약 20% 저감해 저탄소,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아울러 머신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설비 자동화로 △차량하부 도장품질 검사 자동화 △글라스, 엠블렘, 로고 등 부품 장착 자동화 △실시간 자동측정 품질 데이터 분석으로 차체 실시간 자율 보정 장착 등 혁신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번 신설 공장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를 전용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에 선보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는 중형급 사이즈(Mid-Size)로 개발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성인 키 높이에 이르는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까지 갖춰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중형 사이즈 PBV인 SW 론칭 이후에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Large-Size) PBV를 비롯, 소형 사이즈(Small-Size) PBV,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중형 사이즈 로보택시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자 ‘대출이자 지원 펀드’를 마련했다. 기존에 운영 중인 2∙3차 협력사 전용 대출펀드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총 20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담보 부족이나 대출 한도 초과로 인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2∙3차 협력사를 위한 ‘대출 신용보증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현대차그룹은 신용보증기금과의 신용 보증을 통해 협력사가 보다 긴요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 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250억원씩 출연해 ‘공동투자 R&D 기금’을 마련하고 자동차 부품 및 인프라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협력사를 지원한다. 미래 신사업 전략 수립 및 신규 아이템 발굴을 희망하는 협력사에 외부 경영 컨설팅을 제공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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