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사은품 가격 오인케한 홈앤쇼핑 법정제재
(지디넷코리아=안희정 기자)생방송 중 사은품 가격을 잘못 언급해 심의 규정을 어긴 홈앤쇼핑이 법정제재를 받게될 전망이다.
인용논문 사실과 다르게 표현해 심의 안건에 오른 CJ오쇼핑의 경우는 업체가 소명한 내용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사유로 의결 보류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홈앤쇼핑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추후 열릴 전체회의에서 다시 한번 논의된 후 최종 제재 수위를 의결 받는다.
지난해 11월, 홈앤쇼핑 쇼호스트는 골든벨라 판매방송에서 39만9천원인 쥬얼리 제품 주문시 무료로 제공되는 진주목걸이의 가격을 약 100만원이라고 언급했다. 진주목걸이 가격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사은품의 품질과 가격에 대해 소비자를 오인케 한 것이다. 방심위는 이 같은 표현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5조(일반원칙) 제3항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홈앤쇼핑 쇼호스트는 "이 진주목걸이는, 따로 방송한다면 제 경험상 이것만 백만원 언저리로 나와야 돼", "진주가 절대 저렴한 주얼리가 아니예요. 엄청 고가의 주얼리예요", "진주 목걸이가 세트로 홈쇼핑에서 가격대를 보면 절대 저렴하지 않아요", "그니까 가격이 18K금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요"라고 언급했다.
이날 의견진술 자리에서 홈앤쇼핑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별도로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특정하기가 어렵다"며 "유사한 상품을 찾아봤는데, 타 홈쇼핑사에서 14만원 정도에 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39만9천원 상품을 구매했을 때, 100만원인 사은품을 받는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방송 후 특별한 민원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소비자들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의견진술 후 김우석 위원은 "민원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시청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법정제재는 무리가 있어 행정지도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김유진 위원은 "사은품을 100만원이라고 특정했던 언급 말고도, 18K 금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있다는 표현은 여러 번 나온다"며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주의 의견 낸다"고 했다.
다른 위원들도 마찬가지로 주의 의견을 내, 해당 안건 제재 수위는 다수 의견인 '주의'로 결정됐다.
방심위원들은 이날 또 다른 안건으로 상정된 'CJ온스타일 AHC 콜라겐T3 밀도세럼' 판매방송에 대해 의결보류를 하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방송 중 인용한 논문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표현한 건 사실이지만, 회사 측이 검토한 논문 15개 중 6개의 논문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소명을 했기 때문이다. 이 안건은 광고소위에서만 세 번 논의됐을 정도로 규정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CJ온스타일은 최근 AHC 콜라겐 T3 밀도세럼 판매 방송에서 ▲콜라겐의 유형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인용 논문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체 외 실험 결과에 대해 관련 실험 조건을 사실과 다르게 인용하거나 상품의 효능·효과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실험의 내용을 일반화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방심위 사무처는 CJ온스타일 측이 인체 내 콜라겐 유형 중 피부 진피층 콜라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피부 건강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타입1 콜라겐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내 포함된 타입3 콜라겐이 피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처럼 시청자를 오인케 하는 방송을 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방송 중 인용한 논문에서는 타입3 콜라겐이 태아 발달 단계에서 50%를 차지하거나 출생 시 20%로 감소한 이후 평생 그 비율이 지속된다고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용 논문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표현했다는 것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판매 제품의 인체 외 실험 결과에 대해 잘못된 표현을 사용한 점도 잡아냈다. CJ온스타일이 판매 제품을 희석해 테스트한 인체 외 시험 결과를 소개하며 각기 다른 실험 조건의 결과치를 잘못 언급하고, 해당 제품의 희석 농도가 증가됨에 따라 콜라겐의 생성 효과도 이에 비례해 동일하게 증가되는 것처럼 시청자를 오인케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사무처는 인체외 실험 결과를 확인한 결과, 제품의 희석 농도를 10배 올리면 그 효과가 10배로 증가되는 것이 아니라, 약 9%밖에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이날 의견진술 자리에서 "해당 방송은 타입3 콜라겐 판매 방송으로, 다소 생소한 원료 특성을 쉽게 안내하고자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이를 방송 중에 인용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의도했던 바와 달리 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처에서 지적한 논문 외에 회사가 검토한 다른 논문에서 생방송 중 언급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에 방심위원들은 CJ온스타일이 논문을 인용할 때 심의규정을 어긴 건 맞지만, 회사가 검토한 타 논문에 해당 내용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견을 받아볼 필요도 있다고 판단해 의결 보류를 결정했다.
안희정 기자(hja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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