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강릉 산불' 주불 진화…소방차 300여 대 출동까지
8시간 사투 끝에 주불 진화…379㏊ 소실
오늘(11일) 오전 강원도 강릉에서 산불이 났습니다. 태풍급 강풍에 불이 인근 민가와 해변가로 순식간에 번지면서, 올해 첫 '소방 대응 3단계'가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오후 들어 바람이 좀 잦아들고 소나기가 내리면서, 조금 전 주불 진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잔불 정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강풍 속 산불 > 오늘의 첫 번째 픽, 전국에서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계셨을 강원도 강릉으로 가봅니다. 강릉 난곡동 4번지 일대에서 불이 난 것은 오늘 오전 8시 20분쯤이었습니다.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JTBC '뉴스특보' : 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강풍을 타고 불길도 계속 거세고 또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이 일대 주변 도로는 대부분 통제가 된 상황입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이 산불에서부터 1㎞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까지도 연기가 넘어와서 시야도 뿌옇고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확산하고 있는데 워낙 불길이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진화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네, 이번 불길은 강한 바람에 쓰러진 소나무가 전신주를 건드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말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따라서, 소방청은 결국 1시간이 조금 지난 오전 9시 43분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올해 들어 처음인데요. 전국 소방 동원령 2호도 발령했습니다. 여기에 따라서 전국의 소방차 336대가 먼길을 달려와 속속 진화 작업에 투입됐는데요. 그런데도 불길은 속수무책으로 번져서, 민가를 덮치고 경포해변으로 향했습니다.
[김도연/강릉 주민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목격하셨던 어떤 산불 상황이나 이런 것, 혹시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일단 제가 차를 타고 있었는데, 일단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고요. 경포는 일단 진입을 할 수가 없고, 연기가 엄청 많이 났는데 바람이 불다 보니까 산불 나지 않는 곳까지 연기가 많이 나더라고요. 경찰분들이 이제 거기 지키고 계시잖아요. 근데 경찰분들도 서 있기 힘들어하시고…]
가장 큰 문제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m에 달하기도 했던 바람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태풍과 맞먹는 수준인데요. 이 때문에 8천 리터급 초대형 진화 헬기조차 작업에 오랜 시간 투입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약 2시간 반 전 바람이 좀 잦아들자, 헬기 3대가 투입됐다는 속보가 들어왔는데요. 여기에 보통 때는 지역 명소로 꼽히는 경포해변 소나무숲도, 이번 화재에는 악재에 불과했습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JTBC '뉴스특보') : 소나무 숲 같은 경우는 줄기부터 잎까지 전부 다 송진이라는 기름 성분을 다 두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름 성분이 둘러진 곳에 불이 났는데. 이게 불이 났으니까 끌 수도 없고, 기름 성분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다 보니까 계속적으로 확산이 되는 거죠. 특히 잎에서 불이 날 경우에는, 소나무 같은 경우는 잎에 불이 나기 때문에 이것이 강한 바람을 타고 2㎞ 정도 이상까지 날아서 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특정 지역에서 불을 진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강한 바람을 타고 다시 옆 산으로 계속적으로 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을 한 겁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인명 피해가 없다는 점입니다. 불이 시작된 난곡동 주민 20여명을 비롯해 인근 지역 주민 550여명은 강릉 아레나와 사천중학교 등지로 대피했고요. 인근 경포초등학교 학생들도 일찌감치 귀가 조치됐습니다. 여기에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대피 규모는 1천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70채 넘는 주택과 펜션 등이 모두 타거나 부분 소실됐습니다. 산림도 379헥타르가 탔습니다. 정신없이 대피해서 겨우 한숨을 돌린 주민들은, 앞으로가 막막할 따름입니다.
[안회근/강릉 주민 : 여기는 불이 없었어요, 없었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날아와서 붙었어요. 붙어가지고 이리로 번진 거예요. 가지고 나온 게 없어요. 그냥 몸만 나왔어요. 지금 갈 곳이 없으니까. 세입자거든요. 세입자라 막막합니다.]
강릉 일대 문화재도 비상입니다. 문화재청은 오늘 오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물을 뿌리며 방어선 구축에 나섰는데요. 만약에 대비해 현판 7개를 떼어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습니다. 또 국가민속문화재인 강릉 선교장에도 살수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안타깝게 이미 화마를 입은 문화재도 있습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방해정'은 일부가 소실됐고, 경포호 주변에 있는 '상영정'은 전소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렇게 재난과도 같은 상황에 중앙과 지역 정치권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강원 홍천 산불 당시 '골프 연습' 논란에 휩싸였죠, 김진태 강원지사는 오늘 현장을 직접 지휘하고 있고요. 윤 대통령도, 또 국무총리도 직접 지시를 내리며 현장을 챙겼습니다. 다행히 오후에 내린 소나기로 오후 4시 반 현재 주불 진화 소식까지 들어왔는데요. 모두들 마지막까지 안전 조심하면서 완진까지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산림청, 소방청, 군, 경찰, 지자체 등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산불을 진화해주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일몰 전까지 주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한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강릉시에서 철저히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화재 진압 인력 등의 안전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픽은 < "아들도 공범" > 입니다. 지난 2월 큰 논란을 일으켰던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죠.
[곽상도/전 의원 (2월 8일) : 그 부분은 저한테 책임을 물어야 될 게 아니고 그 회사에서, 그 회사 경영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이게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이 내려져야 되는 거 아니냐. 저하고는 전혀 무관한 사안입니다.]
이때 재판부가 내세운 무죄 판단의 근거, 아들 병채 씨가 곽 전 의원과 독립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검찰이 병채 씨를 기소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들도 50억원 뇌물 수수의 공범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검찰이 오늘 진행한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면서, 병채 씨한테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입니다. 피의자로 입건도 했습니다.
[JTBC '이 시각 뉴스룸' :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데요. 두 회사는 지난 2015년 대장동 사업 공모에 참여했지만 다른 곳에 밀려서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는데 곽상도 전 의원이 이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네, 지금 들으신 내용 좀 더 자세히 풀어드리면요.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는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 그리고 호반건설이 들어간 산업은행 컨소시엄 등 3곳이 응모합니다. 호반건설은 하나은행을 회유해, 화천대유와 이른바 '손절'하고 산은 컨소시엄에 합류하게 만드려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여기에는 곽상도 전 의원의 입김이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가를 아들 병채 씨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으로 받았다는 것이죠.
[김만배 씨 :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되지. OOO하고 곽상도는.]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 그거는 저기, 저기 그걸로 주면 되잖아요. 아들한테 배당하는 식으로.]
[김만배 씨 :아니, 아니 그거는 다른 사람보다 아들한테]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 소득세, 소득세 내고 가져가야죠 뭐.]
실제 아들 병채 씨, 세금을 떼고 25억원을 가져갔습니다. 검찰은 이렇게 뇌물을 퇴직금으로 가장한 데 대해서도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관련자 조사를 마친 뒤 곽 전 의원 부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다시 조사할 계획입니다.
다음 픽은 < '계승'은 어디에 > 로 가져왔습니다. 일본 정부가 매년 발행하는 '외교청서', 2023년판이 오늘 공개됐습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대해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표현을 했다는데요. 내용을 보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청서에는 작년 5월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이후 강제동원 문제 조기 해결을 모색했다면서, 지난 3월 우리 정부의 배상안 발표도 언급했는데요. 당시 하야시 외무상은 이러한 입장을 내놓았죠.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외무상 (현지시간 지난달 6일) :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 그 전체로서 계승합니다.]
그런데 이 입장이 청서에는 빠졌습니다. 더욱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옛 조선 반도 출신 노동자'로 기술하기도 했는데요. 한술 더떠, 독도에 대한 영유권도 다시 한번 주장했습니다. 외교부는 곧바로 항의 성명을 내고,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했습니다.
네 번째 픽은 < 첫 공개 외출 > 입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가 대구로 내려간 뒤 처음으로 공개 외출에 나섰습니다. 오늘 오전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는데요. 통일대불전을 참배하고 의현 큰스님과는 점심 식사와 차담도 가졌습니다. 의현 큰스님, "우리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를 하신 게 절대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수십, 수백만 명이 비선 실세"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편, 총선을 1년 앞둔 오늘 행보에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요. 유영하 변호사는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씨, 다음 주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만납니다.
마지막 픽은 경제 소식입니다. < 2연속 동결 > 인데요.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3.5%로 동결했습니다. 4%대 초반까지 떨어진 물가 상승률, 그리고 경기와 금융 불안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상 금리 인상이 종결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이로써, 22년 만에 가장 큰 1.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 화장실에 갇힌 남성, 5시간만에 '극적 구조'…어떻게
- 뿌옇다 못해 시뻘건 세상…중국인도 놀란 '황사 발원지' 상황|월드 클라스
- [단독] '사탕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학대 사망' 시우는 자책만 했다
- 빈 식당 들어와 카운터 뒤진 누군가…알고 보니 본사 직원?
- 제이홉, 18일 강원도 신병교육대로 입대… "행사 비공개"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