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기업 돕는 1조펀드 만든다

한우람 기자(lamus@mk.co.kr),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3. 4. 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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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기업혁신펀드 조성
정책금융기관서 5천억 출자
이달말 운용사 자금 추가유치
경영난 겪는 기업에 자금지원
당국이 민간투자 마중물 역할
향후 5년간 4조원으로 확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1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개최된 기업구조혁신펀드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권남주 캠코 사장, 김 위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왼쪽부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기업 정상화를 지원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만들어진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펀드 출자금의 절반가량을 맡아 '마중물'을 붓고, 국내 자산운용사가 민간자금을 추가로 유치해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조성된 펀드로 공급되는 자금은 기술·영업 역량은 충분하지만 재무적 어려움으로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1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기업구조혁신펀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강석훈 산은 회장, 윤희성 수은 행장, 김성태 기은 행장, 권남주 캠코 사장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 수장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총 5000억원 규모 정책자금을 기업구조혁신펀드에 출자하기로 약정하고 향후 업무 협조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위원장과 산은 회장, 수은 행장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 수장이 부산에 모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그간 공적 영역 업무로 인식되던 기업 구조조정을 민간 차원에서 '시장 친화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만든 펀드다. 정책금융기관이 출자한 자금을 바탕으로 모펀드를 조성한 뒤 모펀드 운용사인 캠코가 자펀드를 운용할 국내 자산운용사를 선정해 자금을 출자한다. 자펀드 운용사는 모펀드에서 받은 출자금과 자체적으로 유치한 민간자금을 더해 펀드를 조성하고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에 나선다. 김 위원장은 "경쟁력 있는 기업이 당면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부실화된다면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이 어렵게 된다"며 "일시적으로 재정적·구조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구조 개선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권 사장은 "2010년부터 시작된 기업지원펀드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의 마중물 역할을 했고,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앞으로는 펀드 운영자로 역할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펀드를 통해 재기·도약을 한 기업들 사례도 있으며,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협약식을 통해 결정된 정책금융기관 출자금 5000억원으로 모펀드를 조성한다. 이달 말부터 자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를 내 이를 선정한 뒤 민간자금 5000억원을 더해 1조원 규모로 키운다. 본격적인 투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정부는 기업구조혁신펀드 규모를 2027년까지 총 4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앞서 금융위, 캠코 등 관계자는 진영재 유진자산운용 대표 등 운용사 및 지원 기업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하고 효과적인 펀드 운용을 위한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탱크테크는 선박 평형수 균형 유지 장치를 생산하는 등 조선기자재 국산화에 기여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던 2020년 9월 캠코의 자산 매입 후 재임대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제품 다변화로 수익성을 높여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

[한우람 기자 /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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