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황판에 울려퍼지는 산사의 종소리
주식정원과 90년대 사진 전시
“집에 갇혀 작업만 한 당나귀”
기면증 주제로 심래정 전시도
5월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모든 것이 자본으로 환원되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해석한 작품 앞에서 작가는 “주식의 숫자가 우리 몸에 새겨지는 시대이지 않나. 1990년대부터 해온 ‘주식거래’ 연작의 변주다. 주식 가치와 불교의 부처님 마음이 동등한 시대를 내가 장난기가 있어 이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실험미술 선구자’인 재불 작가 김순기의 개인전 ‘침묵의 소리’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막했다. 5월 13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작가의 철학이 구현된 신작과 바보 사진 연작 등이 소개된다.
독일 칼스루헤예술매체센터(ZKM)의 개인전을 막 마친 뒤, 광주비엔날레에 참여 차 방한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1990년대부터 21세기는 자본주의, 기후, 디지털 등의 조건이 세계를 점령한다고 말해왔다. 내 말이 맞은 것 같다. 이런 조건들에 의해 미술 작품도 달라지는 시대가 됐다”면서 “돌아보니 45년을 대학에서 가르쳤는데도 집에 갇혀서 작업만 했다. 미련하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 당나귀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신 기술인 비디오를 가장 먼저 접했지만, 대학 시절엔 원시적 제의에 끌리기도 했다. 위층과 아래층에서 김순기의 여러 면모가 만난다”라고 설명했다.
1982년 세계를 배낭여행 하면서 동서양의 예술과 철학을 탐구했던 작가는 모든 것을 자연 그대로 두는 방법을 사유한 작업도 남겼다. 바늘구멍 카메라를 사용해 장시간 빛에 노출해 사물과 풍경을 담은 ‘바보 사진’ 연작이다. 흐릿하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비디오 편집을 하던 컴퓨터가 놓인 작업실과 1990년대 중국의 무전여행 사진, 이틀 동안 노출해 우연히 찍힌 2개의 달 등 사진 10여점이 3층에 걸렸다. 작가는 “비디오로 갔던 이유는 빛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싶어서였다. 사진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재용보다 더 부자라고?...자산규모 13조원 육박한 한국인은 - 매일경제
- “갑자기 안하던 행동을 하네”…한국에 손 내미는 중국, 왜 - 매일경제
- “남편 없는 사이 5개월 친아들 700만원에 팔다니”…중국女, 그돈으로 한 짓 - 매일경제
- “도청 사실이면 한국에 사과할 거냐?” 물었더니…미국의 답변은 - 매일경제
- “내려야 하는데 못 내렸네”...더 커지고 보기 편해지는 지하철 역명 - 매일경제
- 구글 충격에 빠뜨린 삼성전자…설마 진짜 바꾸려나 - 매일경제
- “벼만 키우란 법 있나”…논에 콩 심어 연매출 52억 올렸다 - 매일경제
- “속히 귀국하라”는 민주당에…송영길 “22일 파리서 입장표명” - 매일경제
- ‘기름국’ 사우디가 러시아 석유 왕창 사들인 까닭은 - 매일경제
- 페퍼로 이적한 박정아, 김연경와 어깨 나란히→7억 7500만원→여자부 최고 연봉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