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신기자들 송곳 질문에 "청문회하는 기분...더 하자"

차현아 기자, 오문영 기자 2023. 4. 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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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외신과의 첫 기자회견에서 외교·안보 등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2주 후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의 산업 핵심인 반도체에 대한 차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을 이어가는 동시에 중국, 유럽,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과도 기후위기, 탄소중립, 한반도 평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우리 산업을 보호주의와 차별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며 "(미국에) 반도체 지원법과 보조금 신청요건 완화,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규제에 대한 유예를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신뢰에 기반해 상호 존중하는 동맹으로서 해법 마련에 나서줄 것을 양국 정부에 당부한다"고 했다.
美 도·감청 논란에 "사실이라면 동맹 훼손"…"日 강제동원 해법 철회돼야"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이 대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에 대한 질문에 "문서 위조의 결과이기를 바라지만 정황을 보면 실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훼손한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도 국회 차원에서 도·감청 실상에 대해 사실조사를 해야 한다"며 "사실이라면 재발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우리 정부의 도·감청 방지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일본 강제동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안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일방적인 제안이었고 쌍방 간 합의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효화하고 말고 할 사안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제3자 변제안의 대안이 있는지를 묻자 "제가 즉답할 정도의 답이 있다면 이 문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원칙은 있다. 인간의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국가는 개인의 보편적 인권을 포기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무력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를 복원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에 강력한 규탄의 뜻을 밝힌다"면서도 "남한은 세계 6위 수준의 군사력을 갖고 있고 한미 동맹이 굳건하기 때문에 추가로 한일군사동맹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또 "(한일 군사동맹 강화는) 북·중·러의 군사동맹이나 진영대결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간 외교 성과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 대다수의 판단은 '부족하다'인 것 같다"며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국익에 침해가 없도록 외교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檢 수사 질문에 李 "이런 질문과 답, 수치스러워"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11.
외신들은 이 대표에게 검찰 수사 등 '사법리스크' 관련 입장을 여러 차례 질문했다. 한 외신기자는 이 대표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측근 중 5명이 사망했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인물로 봐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저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라면서도 "유감스럽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외신 기자는 "전 세계적으로 정치인이 기소되는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역시 전 대통령이 기소위기에 놓여있는 데 여기에도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 공감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재판과 기소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으로 대체하겠다"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외신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보다 20분 가량 더 진행됐다. 이 대표는 정해진 시간 이후에도 질문이 끊이지 않자 "청문회하는 기분"이라면서도 "더 하자"며 여유를 보였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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