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개미'가 이끄는 코스닥…외국인·기관 3.4조 팔았다
공매도 함께 늘어 경계 목소리
인버스ETF에도 자금 몰려
코스닥이 최근 2차전지 관련주 급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실현에 나서며 코스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19조2194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4일(19조2029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연초 15조원대까지 내려갔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월 말 1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6일 19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코스닥에 빚투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7일 기준 9조9300억원으로 연중 가장 높았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9조8000억원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15일(9조9023억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7일 기준 작년 말 대비 27.95% 증가한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6.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신용잔액이 코스피를 상회하고 있는데 대부분 2차전지 관련주들이 주도했던 만큼 이들 업종의 주가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에서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4조53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각각 1조4307억원, 2조27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 빚투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개인투자자 매수 위주의 상승세를 보이자 갑작스러운 하락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 금액은 10일 기준 80조16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2월 7일(78조원)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자금 유입도 나타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관련 ETF 중 가장 거래가 많았던 ETF는 '코덱스 코스닥150선물인버스'다. 이 ETF는 코스닥150 종목이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개인은 이달 들어 이 ETF를 1694억원어치 사들였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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