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52 장영실상] "KF-21 개발 일등공신"… KAI, 임무시스템 자동검증장비로 '영예'
기능·성능 검사일정 단축하고
이미지 검증 100% 수준 정확도
SK바이오팜 뇌전증치료 신약
바이오센스텍 전기차 검사장비
신기술 인정받아 '국무총리상'
◆ 장영실상 100회 시상식 ◆
한국항공우주산업이 2006년 이후 16년 만에 '2022년 최우수상(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회사는 2006년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수상한 제품은 '전투기 임무시스템 자동 검증장비'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와 전장부품 등 검사 장비인 바이오센스텍의 '초고속 고해상도 동영상 엑스레이 디텍터'는 각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와 매일경제신문이 주관하는 IR52 장영실상 시상식이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수상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1991년 제정돼 올해로 32주년을 맞은 IR52 장영실상은 우리나라 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선정해 개발에 앞장선 연구원에게 주는 국내 최고 권위의 기술상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은 심사 경과보고에서 "22개 전문분과위원회와 1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종합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대통령상 1개, 국무총리상 2개, 제품 17개 및 조직 2개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구자균 산기협 회장은 "과거에 장영실상 시상대에 올랐던 기술들이 격변의 시대에 산업과 경제 발전의 버팀목이 되었듯 현재 눈앞에 닥친 기술패권 경쟁 또한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산기협은 기업의 연구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경쟁력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기술개발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첨단 과학기술이 경제성장을 넘어서 외교·안보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하다"며 "기술 혁신에 대한 열정으로 성과를 만드신 연구자분들,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게 노력하신 기업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2022년 대통령상을 받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전투기 임무시스템 자동 검증장비는 전투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임무시스템의 기능·성능 검증을 자동화한 장비로, 일정 단축은 물론 일관성 있는 테스트로 품질 안정성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센서 수십 종을 포함한 전자장비와 무장에 대한 시뮬레이션 모델링 기술,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 비행 환경 모의 기술 등을 적용해 복잡한 임무시스템 기능을 다양한 조건 속에서 시험할 수 있다. 또 시험 시나리오 편집 기술, 대화면 이미지 매칭 기술, 로봇 제어 기술,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처리 기술 등을 적용해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시험 환경을 제공한다.
임무시스템 시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미지 검증의 정확도를 100% 수준으로 판별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제품은 2019년 레이다 항전 통합을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에 납품됐고, 현재 한국형 전투기 센서·무장 통합에 사용되고 있다. 최낙선 한국항공우주산업 전무는 "한국형 전투기인 KF-21 개발에 기여가 큰 최고의 검증장비"라며 "앞으로도 우수한 성능의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모든 개발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 받은 국산 신약이다. 뇌전증은 3대 신경계 질환 중 하나로,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흥분 상태가 돼 반복적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만성 질환이다.
세노바메이트는 기존 치료제로 발작을 조절하기 어려웠던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뛰어난 발작 억제 성능을 보였고,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발작 완전 소실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하고자 당뇨와 비만 등 다양한 질환군에 대해 치료제를 개발한다. SK바이오팜은 사업 초기부터 중추신경계 질환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점도 특징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미래성장담당 사장은 "세노바메이트는 대한민국 최초로 신약 개발부터 FDA 허가, 상업화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유일한 전문 의약품"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 신약 개발에 앞장서며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센스텍의 초고속 고해상도 동영상 엑스레이 디텍터는 세계 최초로 3세대 영상 센서가 적용된 제품이다. 엑스레이 디텍터는 엑스레이에서 '카메라' 역할을 하는 핵심 장비다. 산업용 엑스레이 디텍터는 의료용에 비해 요구 사양이 높다. 인체는 뼈와 살, 수분 등으로 구성돼 적당한 선량만 있어도 영상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나, 산업용 엑스레이 대상은 피사체의 밀도가 다양하고 두껍기 때문이다. 기술 장벽 또한 그만큼 높다.
전승익 바이오센스텍 대표는 "초고속 동영상 엑스레이 디텍터는 가장 높은 프레임 속도와 해상력으로 배터리는 물론 반도체, PCB, 전장 부품 등에 대한 인라인 자동화 검사의 핵심"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대면적 영상의 제품을 추가로 선보여 우세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장대환 회장은 "한국이 5대 경제강국인 G5 강국으로 가는 중요한 열쇠 역시 과학기술이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지난 32년의 시간 동안 100번째 시상식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새봄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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