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대노총 단일 후보 꺾은 MZ노조, 기득권 구태에 경종 울렸다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 근로자 대표 선거에서 'MZ 노조'가 양대 노총 단일 후보를 꺾고 당선자를 배출했다. 양대 노총이 아닌 노조가 서울교통공사 근로자 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0일 치러진 영업본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을 위한 근로자 대표 선거에서 MZ세대가 중심인 올바른노조 후보가 55%를 득표해 선출됐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위 근로자 대표는 조합원의 과반을 차지한 민주노총 출신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2021년 8월 올바른노조 출범 이후 조합원의 이탈로 민주노총 과반이 깨지면서 이번에 선거를 치르게 됐고 예상을 깬 투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양대 노총 조합원 수가 절반을 넘는 데다 단일 후보를 냈는데도 MZ 노조 후보가 당선된 것은 대이변이다. 조합원들이 양대 노총에 등을 돌린 것은 변화에 대한 기대의 반영이자 기득권 노조의 구태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할 만하다.
MZ 노조가 대안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양대 노총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이는 자업자득이다. 양대 노총은 그동안 노동자의 권익 제고라는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치고 정치·이념 투쟁에 골몰해왔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불법 쟁의행위와 정치투쟁을 일삼아왔다. 심지어 민주노총 일부 전·현직 간부는 북한 지령을 받고 이적 활동을 벌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노조의 시대착오적인 행태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이 '공정과 상생'이란 가치를 지향하는 MZ 노조를 지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MZ 노조는 노사 상생, 노조 회계 공시, 정부 보조금 거절 등 각종 현안에 있어 기성 노조와 차별화하고 있다. 이념과 정치구호를 배제하고 근로자 보호라는 노조의 본질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근로자들의 호응을 받는 부분이다. 이들이 낡은 노조 권력을 대체해야 한다. MZ 노조 협의체 소속 조합원 수는 아직 8000명 수준이어서 각각 120만명이 넘는 양대 노총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세력 확장을 통해 한국 경제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갈등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상생의 새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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