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강릉 산불, 진화율 100%…태풍급 강풍에 산림·주택 잿더미(종합)
방해정·상영정 등 문화재도 피해… 주민·소방대원 3명 다쳐
시속 136㎞ 강풍에 초대형헬기도 이륙 못하는 등 피해 키워
[강릉=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11일 불어닥친 태풍급 강풍인 ‘양간지풍’에 강릉 산불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양간지풍(襄杆之風)’은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도 불리며, 강원도 양양군과 고성군 간성읍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말한다.
산림·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경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 발생한 산불은 오후 4시 30분을 기준으로 축구장 면적(0.714㏊)의 530배에 달하는 산림 379㏊에 영향을 끼치고, 8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당시 강릉시 연곡면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6.7m에 달했고, 산불 현장에도 평균풍속 초속 15m, 순간풍속 초속 30m의 강풍이 불었다. 초속 30m의 강풍은 시속으로 환산하면 136㎞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속도이다. 초대형 헬기 2대도 산불 진화를 위해 이륙했지만 공중에서 느껴지는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에 달해 공중 진화를 포기하고 곧바로 철수했다. 불이 빠르게 확산하자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 일대에 산불 3단계를,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오후에 바람이 다소 잦아들면서 산불진화헬기 4대가 진화에 나섰고, 산불진화장비 396대와 산불진화대원 2764여명이 투입됐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이 불로 문화재 1동, 주택 40동, 펜션 28동, 호텔 3동 등 모두 72개소가 소실되거나 일부 소실 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대피하던 주민 1명이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진화 중이던 소방대원 2명도 가슴 부근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또 지역문화재인 강릉 방해정의 일부가 소실됐고, 상영정(비지정문화재)이 전소되는 등 문화재 피해도 보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강릉 산불로 인해 경포대 인근까지 화재가 접근해 경포대와 선교장에 대한 사전 살수 작업을 진행했고, 강릉 경포대 현판 총 7개를 떼내어 인근의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한때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528여명은 강릉 사천중학교와 아이스아레나 등으로 대피했다. 강릉 산불은 오후 4시를 전후로 산불발생 지역 일대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오후 4시 30분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산림당국은 산불진화헬기와 고성능 산불진화차량과 산불진화에 특화된 공중진화대·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등 가용가능한 자원을 총력 투입, 당초 예상보다 빨리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현장의 산불이 재발되지 않도록 잔불진화와 뒷불감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산불방지대책본부도 잔불 정리 및 재발화 방지 대책 및 이재민 구호 대책을 수립 중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강릉 산불과 관련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산불 영향이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선제적으로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우선 조치를 실시해 달라”며 “아울러 전국 일원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행안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산불 예방활동을 철저히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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