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학] 80년 연구의 결실...북극곰 털 모방한 합성섬유

박정연 기자 2023. 4.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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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간 이어진 연구 끝에 북극곰의 털가죽을 본따 만든 합성 섬유가 개발됐다.

영하 30도의 환경에서 서식하는 북극곰이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털가죽으로 태양빛을 복사하고 저장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미국 메사추세츠 애머스트대는 트리샤 앤드류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북극곰의 털이 태양빛을 합성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착안한 합성 섬유를 개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북극곰 털의 방한 기능을 접목한 섬유를 개발하는 연구는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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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추세츠 애머스트대
영하 30도 북극에서 서식하는 북극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80년간 이어진 연구 끝에 북극곰의 털가죽을 본따 만든 합성 섬유가 개발됐다. 영하 30도의 환경에서 서식하는 북극곰이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털가죽으로 태양빛을 복사하고 저장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보온성이 탁월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워 조만간 상용화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미국 메사추세츠 애머스트대는 트리샤 앤드류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북극곰의 털이 태양빛을 합성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착안한 합성 섬유를 개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앤 인터페이시스’에 지난 5일 게재됐다.

북극곰 털의 방한 기능을 접목한 섬유를 개발하는 연구는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 앞서 과학자들은 북극곰을 포함한 극지방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태양빛을 활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털을 통해 태양빛을 복사함으로써 보온 효과를 누리는 원리에 집중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앤드류 교수는 털이 태양빛을 복사하는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그간 연구에 대해 “극지동물 체온유지 비밀의 절반만을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털 뿐 아니라 털 밑에 있는 피부에 온기가 저장되는 방식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북극곰의 털가죽은 흰색의 털과 까만 색의 피부로 이뤄졌다. 털은 태양빛을 곰의 피부로 전달해 체온을 따뜻하게 한다. 여기서 연구팀은 피부에 저장된 온기를 가두는 털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북극곰의 털은 힘들게 얻은 온기를 마치 담요처럼 덮어 피부층에 가두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태양빛을 전달하고 유출을 막는 털과, 저장하는 피부의 이중구성이 보온기능의 핵심이란 것이다.

연구팀은 북극곰 털가죽의 이중구조를 인공 섬유에 그대로 구현했다. 열 복사에 도움을 주는 폴리프로필렌 수지와 폴리머 복합소재를 더한 나일론을 다시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전도성 고분자(PEDOT)로 코팅했다. 코팅제는 북극곰의 피부처럼 어두운 빛깔로 열을 저장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개발된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재킷은 비슷한 두께의 면 소재 재킷보다 무게가 30% 가벼우면서 높은 보온 효과를 보였다. 실험 결과 면 재킷을 입었을 때 추위를 느끼는 온도보다 10도 낮은 환경에서도 따뜻함이 유지됐다.

연구팀은 “태양빛을 포획하고 가두는 구조를 활용한 이 섬유는 실내 조명에서도 온기를 획득할 만큼 효율적으로 기능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창업한 기업은 이번에 개발된 인공 섬유로 만든 옷감을 생산 중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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