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들어!” 아버지뻘 경비원 습격한 강도, 털어간 건 ‘예물 반지’
어제(10일) 밤 10시쯤,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 경비실로 낯선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여기 살던 사람인데, 오랜만에 생각나 잠시 들렀어요." 이 말에 경비원 A 씨는 경계를 늦췄습니다.
그 순간, 남성은 흉기를 들이밀었습니다.
■ 흉기 들이밀며 "돈 내놔라"
'죽여버리겠다' 위협하며 경비실 안으로 밀고 들어간 남성.
봉급이 얼만지 묻더니, 가진 돈을 다 내놓으라고 윽박질렀습니다. 당장 가진 현금이 없다는데도 흉기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나 듣던 강도의 '대사'도 이어졌습니다. "손에 든 거 내려놓고, 무릎 꿇고 손들어!"
그리곤 남성은 A 씨 손에 끼워져있던 금반지를 보고 빼앗았습니다.
남성과 5분 넘게 대치한 A 씨, 틈을 엿보다 필사의 탈출을 했습니다.
A 씨가 탈출하는 순간, 남성은 A 씨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다행히 A 씨가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 3시간 뒤 한 빌라 들락거리다 검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을 땐 남성이 이미 도망친 뒤였습니다.
이 남성, 약 3시간 뒤 관악구의 한 빌라 앞에서 검거됐습니다.
새벽 1시 10분쯤 '수상한 사람이 빌라를 들락거린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해보니, '경비실 강도'와 인상착의가 같았던 겁니다. 경찰은 술에 취한 상태의 A 씨를 체포했습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A 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 20여 년 전 아내와 맞춘 '늦은 예물'
다행히 A 씨가 빼앗겼던 금반지는 경찰이 남성에게서 압수했습니다.
이 반지, A 씨가 늦은 예물로 아내와 맞춘 금반지입니다.
결혼할 땐 따로 맞추지 못했다가, 스무 해 넘게 지나서야 손에 끼운 늦은 예물입니다.
밤새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A씨는 분리수거장 청소를 묵묵히 마치고 오늘 새벽에 퇴근 했습니다.
내일 출근길, 반지를 찾으러 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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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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